서울 용산본당, ‘제가 가겠습니다’ 공연 열어
‘다큐 콘서트’ 무대로 그려낸 브뤼기에르 주교 선교 열정

서울 용산본당이 12월 1일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텔레미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신앙을 알리는 다큐 콘서트 ‘제가 가겠습니다’를 공연하고 있다.
그 어떤 선교사도 선뜻 나서지 않았던 박해의 땅 조선, 죽음을 무릅쓰고 스스로 조선선교사를 자청해 조선교회 설립에 큰 역할을 한 초대 조선대목구장 바르텔레미 브뤼기에르(소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과 신앙을 전하는 다큐 콘서트가 열렸다.
서울 용산본당(주임 염수의 신부)은 12월 1일 본당 대성전에서 조선대목구 설정 187주년 기념 다큐 콘서트 ‘제가 가겠습니다’를 공연했다. ‘사제 브뤼기에르의 위대한 여정’을 부제로 열린 이번 다큐 콘서트는 탄생부터 사제 서품, 태국 선교사 파견, 조선 선교사 지원, 조선으로의 여정, 선종에 이르기까지 브뤼기에르 주교의 일생을 오케스트라 연주와 합창, 내레이션으로 소개했다.
특히 중간 중간 영화 ‘미션’의 삽입곡 ‘가브리엘의 오보에’와 영국 민요 ‘어메이징 그레이스’, 레너드 코헨의 ‘알렐루야’ 등 신자들의 귀에 익숙한 곡으로 감동을 더해, 신자들이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의 여정을 이해하기 쉽도록 도왔다. 또 다큐 콘서트라는 형식에 충실하게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을 사실에 입각해 그려냈다.
용산본당 주임 염수의 신부는 “브뤼기에르 주교는 목숨을 걸고 조선 선교를 자청하고 험난한 여정을 겪으면서 조선으로 들어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며 끊임없이 하느님께 의탁하는 충실한 사제의 모습을 보여 준 브뤼기에르 주교를 통해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를 찾아보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1792년 태어난 브뤼기에르 주교는 1815년 사제품을 받고, 카르카손신학교에서 사제양성에 힘썼다. 1825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해 태국 샴대목구 부대목구장으로 일하던 중, 조선의 신자들이 선교사 파견을 원한다는 소식에 조선 선교를 자청했다.
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 설정과 함께 초대 대목구장으로 임명된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2년 조선으로 향했다. 마카오와 중국 복안, 남경, 내몽골 서만자를 거치는 등 갖은 고난과 역경을 헤치며 조선 입국을 시도하다 1835년 10월 20일 내몽골 마가자에서 건강 악화로 43세의 나이에 선종했다. 그의 유해는 1931년 조선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용산 성직자 묘역에 이장됐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공연 뒤 “브뤼기에르 주교는 모든 것을 다 바쳐 조선교회를 보편교회와 일치시킨 장본인”이라면서 “우리는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해 더 공부하고 현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 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도 “서울대교구와 한국교회의 뿌리인 브뤼기에르 주교의 영성과 정신을 느끼는 자리였다”면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선교 열정을 우리의 본보기로 삼아 열정적으로 해외선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