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받을만한 분들이 많을 텐데 제가 수상하게 돼 부담스럽습니다. 이 상의 취지에 맞게 살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국 가톨릭 실업인회가 제정한 ‘자랑스러운 가톨릭 실업인상’ 첫 수상자로 선정된 (주)인켈의 조동식(프란치스코·78세)회장은 “신문을 보고서야 선정사실을 알았다”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한사코 고사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웃어넘기는 그의 외모에서 50대 중반에 당시로선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자산업계에 투신, 오늘의 ‘인켈’을 키워온 기업인 특유의 심지 같은 게 엿보인다.
오디오 전문업체인 ‘인켈’은 직장미사를 마련, 사원들의 신앙심을 독려하고 가족같은 회사분위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휴가제’로 세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노동조합없는 기업운영으로도 유명하다. 이 모두가 가톨릭 신앙에 기초한 조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
이 같은 방침은 ‘종교와 같은 신앙으로 기업을 사랑한다’는 회사의 정신이념과 ‘인류에 보답하는 기업’이라는 인켈의 성취이념에서도 잘 드러난다.
조동식 회장은 서울 연희동·금촌성당을 지어 봉헌했고 12년간 돈암동본당 총회장으로 있는 동안 그의 물질적 봉헌은 수백회에 이른다. 그러나 조 회장은 이에 관한 얘기를 가장 하기 싫어한다. 다만 꾸르실료에 대한 기억만큼은 남다르다. 30대 초반, 그의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닥쳤던 신앙의 고비를 꾸르실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 이후 임원으로서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아직껏 주일미사를 고의로 빠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조동식 회장은 요즘도 매일 새벽 성당을 찾아 기도와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3대를 이어온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 “신부가 될 뻔도 했다”는 그는 어릴 적 교리문답 외우느라 애를 먹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며 이때의 신앙교육이 평생 큰 힘이 돼주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그는 “신의를 바탕으로 한 관계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면서 “맡은 일에 최선으로 다하는 것이 건강 유지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황해도 안악이 고향인 조동식 회장은 지난 78년 교황청 그레고리오기사 대상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 전경련 재정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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