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음을 만들면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는 하늘의 소리를 듣는듯한 감동을 줍니다. 특히 마음대로 안 되는 몸으로 종을 치는 장애인들이 만들어내는 종소리는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오는 성령의 목소리를 듣는 듯합니다”
올해로 3년째 정신지체아, 정박아 등 장애자들을 위해 무보수로 핸드벨 연주를 지도하고 있는 양정걸(42세)씨. 그는 오늘도 몸이 불편한 장애아들이 손에 손에 종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우면서도 감동적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개신교 신자인 양정걸씨가 가톨릭의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90년 초. 사회복지회로부터 핸드벨 지도 요청을 받은 양정걸씨는 정박아, 정신지체아동을 보살피는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지도를 시작했고 현재 양정걸씨의 지도로 탄생된 연주팀은 지체아로 구성된 피델리스, 정박아팀인 엔젤스팀과 상투스, 성바오로 수녀회팀 등 모두 4팀이다. 장애자 복지기관 종사자로 구성된 상투스팀의 구성원들은 이제 각자가 속한 장소에서 새로운 연주팀을 속속 구성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장애인들은 악보를 거의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번호나 색깔로 악보를 대신해야 했고 더욱이 핸드벨용 가톨릭 성가 악보는 전무해서 일일이 새로 악보를 작성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그간의 고생이 자그마하게 결실을 맺어 12월 2일 제2회 가톨릭 핸드벨 연주회를 열었다. 지난해보다 월등하게 실력이 향상된 이 수제자(?)들의 자신만만한 연주는 그동안의 안타까움을 깨끗하게 씻어주었다.
양정걸씨는 가톨릭교회에서의 활동은 자신의 신앙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몸이 불편한 이들이 핸드벨의 아름다운 소리를 통해 한분이신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사랑을 느끼도록 하고 싶은 마음 한가지뿐이다.
이제 그는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모든 사회복지시설에 핸드벨을 보급,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먼 곳까지 올 필요 없이 언제라도 함께 모여 아름다운 종소리를 연주할 수 있기를” 한 가지 바람으로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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