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면에 있어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인행세 하기를 바라지 성서에서 일러주는 종의 마음으로 사랑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이는 극히 적다. 어느 직위에 도달했을 때만이 지금 자신이 겪는 인간적 소외감이 근절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돈과 자신의 직위를 거의 동일선상에 놓는 과오를 범한다. 바꾸어 말하면 자기 이기주의적 속성이 맘껏 활개칠 수 있는 바탕을 돈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은 한 인격판가름의 척도가 되고 외견상으로는 존경(?)까지의 착각마저 가져옴은 사실이다. 사실 모든 범죄의 불씨는 인간의 극악한 이기주의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종종 국가의 특정기관에 있어서는 최종적인 승진이나 자기 명예를 위해 서로를 짓밟는 이기주의적 횡포와 폭력이 너무나 많은 이를 고통에 빠지게 함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이기심의 내면적 뿌리는 어디에 근거를 두는가? 바로 자기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보고 싶다.
대림 제3주일을 맞이하면서 잠시 번거로운 세상 이기심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종의 마음을 나의 마음 깊은 곳까지 울려보도록 하자. 종의 마음은 여기저기 흘러 들어오는 악취풍기는 강줄기마저도 하나로 끌어안아 바다되게 하는 바다의 마음이라 하겠다.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우리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이 비천한 종의 곁에 머무심만으로도 아니 지나치다가 하루에 단 한번만이라도 사랑의 눈길을 던져주심만으로도 그저 감사하오며 당신 은혜에 깊이 고개 숙여 절하옵니다”라는 종의 마음을 고백해보자.
내가 당해온 고통과 쓰라림, 억울함도 당신과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어떠한 수모도 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은총임을 마음에 새겨보자. 오로지 종의 마음은 주인께 대한 사랑으로서만 자신과 이웃의 마음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참된 종은 방안에 앉아 있으면서도 발을 매면서도 잠을 자면서도 주인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며 언제고 부르시면 아무리 세상적 풍요로움이 유혹해 와도 두 손 털고 일어나 주인께로만 달려가고자 하는 주인의 사람임을 마음속에 크게 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