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가 11월 19일 구역·반장을 대상으로 마련한 특강에서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오른쪽)가 ‘손자녀에게 신앙 이어주기’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부부는 혼인성사를 맺으면서 하느님께서 주실 자녀를 사랑으로 맞아드리고 자녀들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기르겠다고 서약한다. 하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 바쁜 부모들은 정작 자녀의 신앙교육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다음 세대에게 신앙을 이어주기 위해서는 조부모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담당 김형진 신부)는 구역·반장을 대상으로 11월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대강당에서 ‘손자녀에게 신앙 이어주기’ 주제 특강을 열었다. 이번 특강은 부모 세대가 자녀들에게 신앙을 대물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부모들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특강에는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서울 면목동본당 주임)가 나섰다. 조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성당에 나오지 않는 것은 용서하실 것이지만, 자녀들의 신앙교육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복자 안토니오 슈브리에 신부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는 자녀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 자녀들이 삶을 살아나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는 신앙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신부는 조부모들에게 “자녀 세대들이 신앙을 전수할 만한 경험과 신앙이 부족한 만큼, 조부모들이 가정 안에 신앙의 전통을 세울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신부는 손자녀들에게 신앙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부모들이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이고, 손자녀의 부모들인 자녀들의 신앙을 일깨우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신부는 “손자녀들의 성장주기에 따라 유아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부모에게 알려주고(영유아기) 손자녀들이 성당에서 만난 친구들을 지지하며(어린이·청소년기) 본당 공동체 안에서 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혼인성사의 중요성과 성가정을 준비하도록 지원할(청년기)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신부는 가정 안에서 신앙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생일과 축일 등 중요한 날에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기 ▲손자녀를 위한 축복기도 생활화 ▲가족의 중요한 순간에 발씻김 예식 하기 ▲잠들기 전 저녁기도 드리기 ▲9일기도·54일기도 함께 바치기 등을 제시했다.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김형진 신부는 “교구에서는 다음 세대에 신앙을 이어주기 위한 방안에 관심을 갖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특강은 그 노력의 시작으로 향후 노인사목부와 청소년국과 함께 신앙 전수를 위해 통합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