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잘 불러서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과 특히 장애인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싶어서 장애인들의 애환을 노랫말에 담아 세상에 외치는 것입니다.”
자신들도 앞 못 보고 걷지 못하는 장애인이면서도 장애인들에게 새 삶의 용기를 심어 주기 위해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듀엣 ‘요바’.
시각장애인 배중택(요셉·30·인천 용현동본당)씨와 신체장애인 채순기(바오로·30·부천 원미동본당)씨의 세례명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요바’는 “음치들의 노래를 들어 주고 아껴 주는 분들이 고마울 뿐”이라며 부끄러워했다.
요바가 처음 만난 것은 작년 5월, 인천교구 장애인 신앙대회 기금마련을 위한 음악회에서이다. 인천교구 맹인선교회의 ‘실로암’ 보컬 그룹 리더인 배중택씨와 사회를 맡았던 채순기씨는 단지 나이가 같고 대화가 통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이 활동하기로 한 것이다.
듀옛 ‘요바’가 정식으로 데뷔(?)한 것은 지난해 10월, 인천교구 농아선교회가 개최한 수화음악회에 출연하고 부터이다. 그러나 그 후로 대중 앞에 설 기회가 없었다. 연륜이 짧아 요바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장애를 빌미로 노래 부르는 사이비’라는 색안경을 끼고 냉대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요바가 금년 6월에는 하루에 12곡 모두를 녹음하는 각고 끝에 ‘절름발이 사랑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테이프를 내놓았다. 그러고 7월에는 처음으로 장애인 공동체 설립기금 마련을 위한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당분간 개인적인 공연은 자제하고 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려 노래 부르고 놀면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가졌으면 한다”고 밝히는 요바.
요바는 처음부터 장애인이 아닌 중도장애인이다. 배중택씨는 23살 때 교통사고로 실명했고 채순기씨는 20살 때 척수종양수술 중 신경을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래서 요바는 “장애인이 되니까 장애인 심정을 알겠더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요바가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기동성 즉 움직이는 것이다. 반드시 옆에서 도와주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데 봉사자들도 부족하고 시간이 맞지 않아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해 늘 안타까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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