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을 짓는 일은 다른 건축공사와는 달리 신앙심과 정성이 깃들어져야 하고 예술성도 생각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마치 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한 뒤 그 산고의 고통을 두려워하면서도 둘째 아이를 또 낳고 싶어 하듯이 자꾸 새로운 성당을 짓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합니다”
지금까지 30여 곳의 성당을 시공한 한울종합건설 대표이사 신춘지(글라라, 51세)씨는 오늘도 성전이 건축되고 있는 현장을 쫓아 전국을 누빈다.
지난 85년 남편을 사별하면서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한 그는 신자로서 교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했다.
수원 신흥동성당을 시작으로 청량리, 한강, 동두천, 포일성당과 장충동 베네딕도 수도원, 비승대성당 등 지금까지 매년 서너 군데의 성당을 시공했다.
얼마 전에 봉헌식을 가진 서울 번동본당과 문정동, 석촌동본당, 용인 양지본당, 수원 정자동본당 등의 공사도 그의 작품이다.
“신자로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큰 영광”이라는 그는 성당을 지으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공자가 지나치게 장사 속으로 일을 하지는 않는가 하는 선입견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 신씨는 “나름대로 신앙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성당을 짓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아달라”고 청하기를 잊지 않는다.
“일전에 독일의 한 공장지대에 건립된 성당을 보고 온 적이 있는데 그 성당은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공장 건물과 거의 유사한 구조와 분위기를 갖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성당만 따로 떼어놓으면 볼품이 없지만 회색의 성당 건물색이 주위 공장들과 잘 어울려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신춘지씨는 중세기에 백여 년 이상씩 걸려 웅장하게 지어진 외국의 성당들이 아름답다고는 생각하지만 이처럼 주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한 한국의 성당은 한국지역의 특성에 맞고 독창성이 배어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강조했다.
“최근에 지어지는 성당들은 본당이 커짐에 따라 성당의 규모 면에서도 점점 대형화하고 있다”는 신춘지씨는 “서울 같은 대도시는 신자 수에 비해 성당부지가 협소해짐에 따라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고 이런 요청에 따라 시공할 때에도 보다 정교하고 성실하게 마감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은퇴한 후에는 건축과 토목공학을 각각 전공한 두 아들에게 성전 건축일을 맡기려 한다는 신춘지씨.
신씨는 “아직은 내 마음에 쏙 들고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은 성당을 지어보지 못했다”면서 “은퇴하기 전에 시공비 같은 것에 구애받지 않고 예술성에 있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성당을 최선을 다해 지어보는 것이 한 가지 큰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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