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봉사는 개인보다는 단체가 됐을 때 좀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생각을 평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제가 몸담았던 오산본당 교사후배들을 몇 명 끌어들였습니다. 한 명 두 명 늘려가면서 어느덧 저희 봉사모임은 한 개인이 아닌 단체의 모습을 만들어 가게 됐고, 이름이 필요해서 우리는 어떻게 지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이름이 지금의 ‘우행사’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행사는 행복한 집 ‘주방청소’라는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봉사초기에서 몇 년 전까지는 원장수녀님, 국장수녀님들과 친해져서 행복한 집에서 젊은이가 필요한 봉사는 대부분 했던 것 같습니다. 일손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젊은 봉사자의 작은 손길은 아마도 운영이나 주방에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청소는 기본으로 해서 성탄트리 만들기, 김장배추 나르기, 겨울철준비(단열 랩 붙이기)를 비롯해 국화꽃 축제 준비, 행복한 집 소식지 작업, 연말서류정리, 어르신들 감상용 영화편집, 부활달걀 만들기, 염소 먹이주기, 지하 창고정리 등 행복한 집이 필요한 손길에는 한 달에 한 번씩 기회가 될 때마다 했습니다. 옆에서 보면 사실 행복한 집에는 봉사자들이 수없이 많이 오고갑니다. 하지만 일회성의 봉사보다는 지속적인 봉사를 통해 행복한 집은 풍성한 프로그램과 더욱 깨끗한 어르신들의 삶터가 되는 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우연하게 시작된 인연과 봉사가 이제는 어느덧 두 팀은 부부가 되었고 전체 인원은 고정 7명(1명은 육아로 잠시 봉사면제) 그리고 추가로 신규 4명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둘이 셋이 됐고 셋이 넷이 되어 지금은 제법 봉사규모가 커져 버렸습니다. 우행사라는 단체 이름은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사실은 우연히 행복을 알게 된 사람들이란 의미로 지었습니다. 2015년에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봉사라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면 정말 어렵고 너무 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로서 우연이든 필연으로든 자신에게 기회가 오는 것을 막지 않는다면 사실 쉽게 봉사를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힘이 된다는 것은 살아가는 데 활력을 주는 의미 있는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봉사는 누구에게나 긍정의 에너지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내가 언제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이 베풀면 돌아올 거라 믿습니다. 저희가 과연 우행사로서 얼마나 오랜 기간 할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해보았는데, 아마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우리를 대신하는 그때까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그려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가 저처럼 아주 작은 기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언제나 내 이웃에게 관심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 되면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 봉사를 할까 말까 망설이고 계시다면 지금 ‘행복한 집’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아니 가까운 어느 곳이어도 좋습니다. 여러분은 주님 보시기에 더욱 멋진 삶의 주인공이 되실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봉사라는 것을 잊지 않고 가슴에 간직하면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주석(비오·제1대리구 오산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