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장 이문희(바오로)대주교가 10월11~15일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열린 93년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임기 3년의 신임의장에 선출됐다.
“새의장이 된데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제가 조금 젊다고 심부름시킨 것이지요”라고 소감을 말하는 이문희 대주교는 “교회 현안들에 대한 주교님들의 의견을 모으는 주교회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신임의장으로서 첫 포부를 밝혔다.
총회 마지막 날인 15일 교황 대사관에서 마련된 교황 피선 15주년 기념 리셉션장에서 이문희 대주교를 만났다. ‘인터뷰 안하기로’ 이미 소문난 이 대주교와의 인터뷰는 이날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축하드립니다. 새정부 출범 이후 사회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주교님의 견해는 어떠신지요.
▲개혁이란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많은 이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반면에 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교회는 늘 새롭게 바뀌면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또한 교회입니다.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그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교회가 사회를 앞질러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변화와 그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또 그 변화가 바른 길로 흘러가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번 주교회의에서 성직자의 납세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었습니까.
▲납세문제는 몇 년 전에 거론된 적도 있고 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행방법에 있어서 아직도 많은 부분 연구하고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총회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계속 검토해가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을 뿐, 당장 어떻게 하자는 식의 결론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관계 전문가들의 연구 검토작업이 계속되리라 봅니다.
-24일은 전교주일입니다. 냉담자 문제와 선교부재 현상 등 한국교회의 선교실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주교단의 보다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냉담자 문제는 사실 매우 염려되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교회 전체가 건전한 신앙생활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물질화·세속화 등 여러 요인이 있겠습니다만 이러한 세태에 우리 신자들은 각자의 삶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신자들은 너무 편하게 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이기심을 벗고 타인을 위한 삶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선교는 바로 교회의 존재 사명(목적)입니다. 주교님들도 국내·해외선교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고 각 교구마다 선교사제를 파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또 명칭은 다르지만 교구마다 전개하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도 살아 움직이는 교회 모습을 구현하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사적계시에 대해서 이번 회의에서 논의하신 것으로 들었는데 역시 전체 교회문제로 여러 가지 파장을 던지고 있는 사적계시 문제에 대해 주교단은 어떻게 대처하기로 하셨습니까.
▲관할권자인 교구장 주교님들이 관심을 갖고 지도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교회 일부에서처럼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느니, 인정 혹은 불인정 등 분명한 결정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봅니다. 시간을 두고 매우 신중하게 진척될 것입니다. 사적계시 문제는 느낌이나 심성을 중요시하는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에 큰 영향이 있다고 봅니다.
이문희 대주교는 파리대학에 유학중이던 65년 12월 사제로 서품됐으며 72년 10월7일 대구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후 그 해 11월30일 주교로 성성됐다. 87년4월 대구대교구장에 취임한 이 주교는 지난 87년 90년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부의장에 선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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