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간 타이완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외방선교회 양재오 신부가 선교생활에서의 깨달음을 적은 책 두 권을 나란히 발표했다.
「지금도, 바람이 분다」(264쪽/1만3500원/문예출판사)는 한국과 타이완, 미국, 일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성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국과는 다른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경험한 색다른 삶의 다양성 속에서 자신의 사유를 확장한다.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 때 내일 떠오르는 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기약이 있는가. 하루가 저물 때 그 하루를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 여기고 잠에 빠져드는 그 순간이 내 생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여기면, 그때 마음에서 어떤 생각이 일어날까. … 다가오는 그 손길에 나를 기꺼이 내어 맡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고 다행일까!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본문 중에서)
사제로서 많은 이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양 신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인생의 황혼기에 대해 성찰한다. 나이 듦을 거부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언젠가 다가올 죽음의 손길에 평안하게 자신을 내맡길 수 있기를 바라는 양 신부의 고백은 지금 당면한 삶에 더 충실하기를 요구한다.
「하루를 영원처럼」(224쪽/1만2000원/으뜸사랑)에서 양 신부는 기쁨과 즐거움보다 근심, 걱정이 앞서는 현실에서 삶의 의지처가 되고 희망을 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주님’과 ‘그분의 말씀’이라고 고백한다.
이 책에서 양 신부는 “늘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가끔이라도 속도를 좀 늦추고 내 주변에 눈길도 한 번 더 주고, 머리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자”고 전한다. 이어 “나의 일상과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하면서 그것을 초월하고, 나의 통념을 훨씬 뛰어넘어 내가 좀 더 성장하고 성숙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자”고 당부한다.
이 책 1부는 대부분 성경에서 주제와 소재를 취했다. 2부는 1부에 비해 호흡이 좀 더 긴 글을 실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순례 여정임을 경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박정연 기자 vividcecil@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