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대담집 「God is Young」
프란치스코 교황·토마스 레온치니 지음/윤주현 옮김/180쪽/1만2000원/가톨릭출판사
“이 시대의 청년, 예언자적 소명 지닌 귀한 존재”
청년 주제로 세계주교시노드 준비하며 기자와 나눈 이야기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치·경제와 연결된 청년 소외 문제 진단
사회 주축으로서의 역할 강조하며 격려
‘젊은이’라는 단어는 ‘긍정’과 ‘희망’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그 본래적 의미와 거리가 멀어보인다. 10월 14일 통계청 자료 따르면 3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9.4%였다. 3분기만 보면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10.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혼과 출산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신자유주의 경제로 인한 소득 양극화, 제4차 산업혁명으로의 급격한 돌입 등 예기치 못한 상황들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혼란과 좌절을 야기한다. 특히 가톨릭 젊은이들에게는 신앙에 대한 회의에 까지도 이르게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바티칸에서는 10월 3~28일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제15차 세계주교시노드가 열렸다. 청년을 주제로는 처음 열린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는 전 세계 모든 젊은이들이 성숙한 삶의 여정에 이르는 과정에 교회가 함께하고 있음을 선포했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교회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 더 깊이 논의한 자리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 기간 중인 10월 6일 젊은이들과의 모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God is Young」(갓 이즈 영)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준비하며 이탈리아의 토마스 레온치니 기자와 대담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교황과 기자가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편집된 이 책은 마치 교황과 직접 인터뷰하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서 교황은 젊은이들을 돌보는 것이 교회의 선택적 임무가 아니라 필수적 사명이기에, 시대 변화 안에서 젊은이들의 성소 식별 여정에 함께하기 위해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열었다고 밝힌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제1장에서 교황은 젊음이란 무엇이며 이 사회에 청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설명한다. 부유한 기성세대에게서 배제되고 소외된 많은 젊은이들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어떻게 이들이 사회 안으로 편입돼 건강한 사회의 주축이 될 수 있는지 생각을 전한다. 특히 젊은이들을 이 사회를 변혁시킬 ‘예언자’로 소개하면서, 그들이 사회에서 자신들의 뜻을 펼칠 수 있으려면 지혜를 품은 노인들과 대화하고 교류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제2장에서 교황은 소외된 청년 문제와 생태 문제를 연결해 다룬다. 무엇보다 생태 문제의 근원은 이기적인 정치와 경제에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또 디지털화되는 현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 잘못된 언론의 행태, 사형제, 마약 중독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제3장에서 교황은 젊은이들의 잘못된 문화, 즉 빠르고 순간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긴 그들 문화에 대해 염려한다. 교황은 젊은이들의 멘토가 돼야 할 교사와 부모에게 조언 하고,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서 젊은이들을 대하는 비결도 나눈다. 또 양극화돼 가는 사회의 위험성을 질타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젊은이들이 받게 된다고 경고한다.
이 책을 번역한 윤주현 신부(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장)는 “교황님은 우리가 몸담고 사는 이 사회의 모든 부조리와 불합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을 젊은이들에게서 보셨다”며 “이 책에서 그들을 위한 용기와 격려, 찬사를 아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윤 신부는 이어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통해 실질적으로 젊은이들을 돕고 동반함으로써 그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소중한 결실이 맺어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