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대 이성과 신앙 연구소 ‘… 교회의 역할’ 학술발표회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신학도 타 학문과 공동협력 필요”

10월 24일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이성과 신앙연구소 ‘제4차 산업혁명과 교회의 역할’ 학술발표회 중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안에서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 문화적 변화를 교회는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까. 또 그 시대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제4차 산업혁명과 교회의 역할에 관해 과학자, 철학자,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댄 학술발표회가 10월 24~25일 이틀에 걸쳐 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본관에서 펼쳐졌다.
수원가톨릭대학교 이성과 신앙 연구소(소장 한민택 신부)가 주관한 이번 학술발표회는 ‘제4차 산업혁명과 교회의 역할’을 과학기술·철학·신학 분야에 걸쳐 각 전문가들이 발제하며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학술발표회는 수원가톨릭대가 이성과 신앙 연구소를 중심으로 1년6개월 전부터 준비해온 작업의 첫 결실이다. 연구소는 4차 산업혁명과 직결된 컴퓨터 공학자, 인공지능 전문가, 생물학자, 동·서양철학자, 윤리철학자, 기술철학자 등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신학자들이 함께하는 공동 세미나를 결성하고 2달에 1번씩 연구모임을 진행해왔다.
국내 신학대학으로서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학제 간 공동연구를 진행한 것은 수원가톨릭대가 처음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첨단 과학기술과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이 융합돼 경제·사회 전반에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산업혁명을 말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눈부신 기술진보를 기대하는 한편, 인간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첨단 기술과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등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방식 등에 끼칠 부정적 영향도 예상하고 있다.
학술발표회 중에는 노상욱 교수(가톨릭대 컴퓨터정보공학), 전방욱 교수(강릉원주대 생물학과·아시아 생명윤리학회 회장), 이윤경 교수(전 IBM T.J.Watson 연구원) 등이 제4차 산업혁명에서의 인공지능, 인간배아 유전자편집 등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철학분야에서는 김성동 교수(호서대 윤리철학), 이종관 교수(성균관대 철학과), 정희완 신부(대구가톨릭대 조직신학 교수) 등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과 인간의 운명, 종교와 신학 전망 등을 고찰했다.
신학분야에서는 ‘계시신학 관점에서 본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와 그리스도교 신학의 과제’에 관해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기초신학 교수), ‘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교적 자유에 대한 윤리신학적 고찰’에 관해 박찬호 신부(수원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교 인간학의 위기: 인간 본성에 관한 신학의 문제’에 관해 곽진상 신부(수원가톨릭대 조직신학 교수·수원가톨릭대 총장)가 발표했다.
곽진상 신부는 개회사를 통해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학 작업은 각 분야의 공동협력을 요청한다”면서 “신학 이외의 다른 학문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갖고 학제 간 연구에 적극 동참하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진리가 여전히 인간과 세상을 변혁시키는 힘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검증하며 발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