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전국 교구 회원들과 평신도 희년 폐막 앞두고 순례
소록도에서 기도하며 평신도 소명 새겨
광주대교구 남부지구도 순례
한센인 아픔 함께 나눠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가 10월 23~24일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에서 개최한 평신도 희년 기념 걷기대회 중 참가자들이 소록도 ‘치유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 제공
평신도 여성 대표들과 본당 주일학교 청소년들이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을 찾아 한센인들의 아픔과 함께했다.
한국가톨릭여성단체협의회(회장 김명자)는 10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에서 평신도 희년 기념 걷기대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평신도 희년 폐막을 앞두고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되새기기 위해서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전국 각 교구 여성연합회 90여 명 회원은 23일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례 개막미사에 참례한 뒤 소록도본당 주임 김연준 신부의 특강을 들었다. 24일에는 4㎞ 거리의 ‘치유의 길’을 걸으며 희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 안에서 신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폐막미사를 주례한 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는 “봉사자로 불린 이들은 이미 하느님 은총을 듬뿍 받은 것”이라며 “항상 감사하는 자세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광주대교구 남부지구 중고등부 교리교사연합회도 10월 28일 오전 10시 소록도성당 일대에서 순례 행사를 가졌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를 주제로 열린 이번 순례 행사에는 광주대교구 남부지구 7개 본당의 청소년과 교리교사, 사제, 수도자 등 총 13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소록도성당 인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한센인들의 아픈 삶을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

10월 28일 광주대교구 남부지구 중고등부 교리교사연합회가 마련한 소록도 순례 행사 중 참가자들이 소록도성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대교구 남부지구 중고등부 교리교사연합회 제공
소록도본당 주임 김연준 신부는 순례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소록도 역사와 한센인의 삶에 대해 소개했다. 김 신부는 “작은 상처는 큰 상처를 만나면 치유 된다”며 “한센인들의 아픔을 통해서 우리는 각자가 지닌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소록도 순례 포스트 게임을 하면서 한센인 박물관과 감금실, 검시실, 중앙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한센인들 삶의 흔적을 직접 보고 체험했다.
김창현(요한·노대동본당)군은 “소록도 곳곳에서 한센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센인들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장현욱 신부(봉선동본당 보좌)는 파견미사 강론에서 “소록도의 아픈 역사를 배우는 순간 소록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친구나 가족의 아픔을 알게 된다면 외면하지 말고 함께 아파하고 서로를 사랑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