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국제 학술심포지엄 ‘바티칸과 중국의 수교 전망과 의미’
‘새 바람’ 일고 있지만 수교 가능성 여전히 ‘미지수’
교황청-중국 ‘잠정 협약’ 상황
양국 수교 실제 이뤄질 경우 ‘중국천주교주교단’ 명분 얻고 합법적 지위 지닐 것으로 기대
국가의 ‘종교 통제’ 계속되는 한 양국 관계 정상화는 회의적

10월 27일 수원가톨릭대학교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8회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국제 학술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과 논평자들이 나서 종합토론을 벌이고 있다.
주교 임명을 두고 교황청과 중국이 ‘잠정 협약’을 맺은 가운데, 양국의 수교 전망과 그 의미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아시아복음화원구원(원장 김동원 신부)은 10월 27일 수원가톨릭대학교 대강당에서 ‘바티칸과 중국의 수교 전망과 의미’를 주제로 제8회 국제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신더셔 사무국장 한칭핑 신부가 ‘중국 주교단의 현황과 사목적 과제’를 주제로 중국 주교단의 역사를, 김동원 신부가 ‘바티칸과 중국의 외교관계 수립 전망과 의의’를 주제로 양국의 수교 가능성과 그 의미를 살펴봤다.
한 신부는 중국교회에는 중국천주교주교단(Bishops’ Conference of Catholic Church in China, BCCCC)이 구성돼 있지만, ‘곤혹스럽고 불법적인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신부는 “중국 주교단은 주교 축성 및 교구 구획 조정 등 초교회법적 권한을 보유해 교황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다수의 ‘지하교회’ 주교들이 참가하지 않고 있어 전 중국교회의 ‘주교단’을 대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신부는 주교 임명을 둘러싼 교황청과 중국의 ‘잠정 협약’으로 양국의 수교를 위한 조건이 생겼다면서 “수교가 실현되면 명분이 서지 않던 중국천주교주교단은 합법적인 지위를 얻고 정상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는 이때, 우리는 과거의 아픔을 잊고 복음으로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평에 나선 한국외방선교회 김병수 신부는 “교황청과 중국의 수교 전망은 회의적”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여전히 종교를 통제하고 관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중국 정부는 교회를 공산당과 국가에 봉사하는 단체로 만들려고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복음이 중국에 수용될 수 있고 수교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동원 신부도 발제를 통해 “중국 정부는 여전히 가톨릭교회를 사상과 정치를 뒤흔드는 위협 세력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 안정을 위해 가차 없이 종교를 통제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수교는 그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양국의 수교는 관계의 정상화와 복음화를 향해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고유한 입장과 특성을 인정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인내하며 포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