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여자의 아름다운 모습을 세 가지로 꼽았는데 첫째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 둘째는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 셋째는 기도하는 모습이라고 하였다. 그 중 기도하는 모습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숭고한 자태, 숙연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데 특히 수도원에서 흰 수건을 쓰고 가지런히 앉아 기도하고 있는 수련자들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들은 하루하루 자신을 갈고 닦으며 온전히 주님께 봉헌하기 위해 많은 기도시간을 가지므로 수도원에서는 수련자들의 역할을 ‘수도원의 심장’으로 지칭할 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수도원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한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공동체는 주님 앞에 함께 모여 복음말씀을 묵상한다. 떠오르는 태양의 빛줄기가 성당 창문을 통해 반짝거리면 우리는 주님 부활의 신비를 고운 목소리로 찬미하며 시편을 노래한다. 감사의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안의 일치, 공동체의 일치를 이루고 예수님을 닮은 나눔의 삶을 시작한다.
주님 안에 일치를 이룬 우리는 물방울이 모여 물줄기를 만들고 아래로 흘러서 냇물 되고 강되듯이 우리의 사랑 한 방울이 아래로 넘쳐흘러 바다를 이룬다. 모여서 내려올수록 큰 힘이 되는 사랑은 복음을 부유하게 만들고 그 안에 많은 생명을 낳고 기르는 바다가 된다.
때로 기도하기 싫은 적도 있지만 공동체의 기도는 나를 이끌어주는 크나큰 힘이 되어준다. 넓은 성당 안에 수녀님들이 꽉 찰 때도 내 자리가 정해져 있으니 감사롭다.
기도를 통해 빛이신 하느님을 알수록 나의 어둠을 알게 되고 매순간을 깨우며 주님의 빛을 따라 걷게 한다. 하느님 앞에 마음을 열면 내 방식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늘 상식적이고 개념적인 생각으로 예수님과 이웃을 거부했음을, 내 결정이 하느님의 자비를 거절했음을 깨닫게 된다. 나의 회심은 나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여 비 맞은 나무처럼 생기가 넘치고 마음을 열어 주님의 자리를 내어드리게 한다.
인간이 하느님께 기도드릴 수 있음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분명 우리와 항상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기도 안에서 더욱 가깝게 머물 수 있고 찬미드릴 수 있음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아름다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