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너희는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유언에 따라 선교를 지상사명으로 여기고 있으며 특별히 전교의 달을 제정, 전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90년대 들어 영세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개인주의적 신앙추세로 선교기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전교의 달을 맞아 ‘가서 복음을 전하는데’ 구슬땀을 흘리는 선교역군을 만나 전교의 달 의미를 새롭게 하고자 한다.
‘김재복(브루노) 구미 신평천주교회 천주의 성모꾸리아 루르드의 성모 쁘레시디움 단장’
이것은 김재복씨(36)가 가지고 다니는 선교명함이다. 선교방문의 필수요건 중 중요한 것은 반드시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맺어두어야 하고 자신의 연락처를 꼭 남기고 오는 것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안부가 궁금해지도록 심리적 유화역할을 하는 이 명함을 김씨는 바로 주님과 성모님의 선교명령서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씨에게는 다른 이와 달리 회사 명함과 선교명함, 두 개의 명함이 있다.
김씨는 치밀하고 계획적인 ‘선교군’이다. 자신이 단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루르드의 성모 쁘레시디움 단원들과 연간계획 월간계획 주간계획을 통해 전교 대상자를 선정하고 예비자 교리반 개설 6개월 전부터 권면을 시작하는 것이다.
짧은 기간 안에 권면한 예비자는 일찍이 포기하거나 흥미를 잃어버리기가 쉽다는 생각에서다. 인간적 유대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천주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어야 한다는 것은 ‘내가 직접 가야한다’ ‘대상자가 생기면 철저히 분석하라’와 함께 김씨가 선교활동을 통해 경험한 원칙중 하나이다.
김씨의 선교활동은 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세를 한 그해 바로 레지오활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레지오 입단 후 2년9개월이라는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단장직을 맡게 되었다. 걱정과 오기 속에 ‘무언가 바꾸어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때 고안해 낸 것이 ‘선교명함’과 ‘선교편지’이다.
선교편지는 기사교육과 단원교육을 받으면서 갖가지 자료를 활용하여 만든 대학노트 4페이지 크기의 교회안내서로써 5호까지 제작 5주에 걸쳐 차례대로 전교대상자에게 보내진다.
‘신의 존재’ ‘인간의 죽음’ ‘종교’ ‘영생’ ‘말씀으로 사는 백성’을 주제로 꾸며진 이 선교편지는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문서 선교의 몫을 하기도 한다. 1, 2호를 보내고 반신반의하며 연락오기를 기다리다가 생각지도 않은 답장을 받을 때면 벅찬 마음과 가슴이 저리는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온다고 김씨는 밝힌다.
이러한 적극 선교활동은 매년 20여 명에 이르는 영세자를 탄생시켰다.
선교명함, 선교편지의 활용과 선교활동의 결과가 알려지면서 김씨는 지난 4월부터 본당 선교분과장과 꾸리아단장을 맡게 되었고 각종 교육의 실시 특히 선교사례 발표로 한층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세시킨 사람들을 레지오에 바로 입단시켜 영세 후 신앙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김씨는 선교활동에 있어서 실패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 냉담자와 친하기 위해 취미활동을 같이하다가 자동차를 배우게 되었고 수석(水石)에도 반 전문가가 됐다.
주위의 신자가 냉담을 하는지, 조당에 걸렸는지, 동료가 교회에 관심을 갖는지에 조차 무신경하고 오직 자신만의 이기적인 신앙만 추구 ‘선교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아쉽다는 그는 또한 선교는 쉽게 하는 게 아니고 최고의 정성과 신경을 썼을 때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며 자신감 부족 교리지식의 빈약으로 선교를 기피하는 현상과 자기폐쇄적 신앙생활이 복음전파의 공동현상을 초래하는 것 같다며 걱정했다.
“하느님의 사랑은 모두가 나누어야 될 기쁨인데 자기만 알고 잘되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의 달을 전교만을 위한 때라고 보기보다는 전교에 대한 정성을 배가시키는 시기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 좋은 계절, 향락 놀이문화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추수의 계절에 주님께서 나를 추수한다고 생각, 어떤 모습으로 추수하실까 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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