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박석희 주교)총무 최기식 신부(원주교구)가 9월1일부터 보름간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와 수단 난민촌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현철 신부와 마산교구 이창섭 신부(사회복지담당)등 일행과 함께 한국교회 최초로 이루어진 이번 방문에서 최 신부는 “현지 구호단체들의 활동을 직접 가서 보고, 한국교회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루트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큰 성과”라면서 “그곳 주민과 난민들의 생활상은 각종 매스컴을 통해 접하던 것과 다를 바 없는 비참한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신부가 방문한 곳은 소말리아와 케냐, 에티오피아 등 3국의 접경지역인 만델라와 수단 남부 니물레 지역. 양국 모두 내전과 한발로 인한 기근으로 수만에서 수십만명의 난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흔히들 이곳을 형극의 땅이니 신이 버린 곳이라고들 하지만,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병원이라는 곳은 축사보다도 더 더러웠고 수용된 환자들도 마치 꼬챙이에 가죽을 씌워놓은 듯 했습니다”
각 지역마다 3박4일씩 쉼 없이 진행된 방문일정인데다 따가운 햇볕, 비포장 산길을 몇 시간씩 달려야 하는 강행군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피로는 고사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몇 번이고 눈물을 삼켰다고 최 신부는 말했다.
“수단방문 마지막 날 SAU라는 마을을 방문했을 때 기막힌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식수로 떠온 물이 마치 빨래 헹군 물처럼 뿌연 빛깔이었어요. 지하수 개발이 안 돼 인근의 강물을 그대로 마신다는 겁니다. 아이들도 목이 탔던지 그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을 보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최 신부는 여러 구호단체들의 도움으로 당장 먹는 걱정은 덜었지만 지하수 개발이나 의료, 교육문제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들려준다. “영국·아일랜드·미국 등 각국의 원조단체들이 현지 주민들과의 유대를 맺고 구호활동에 땀을 흘리는 모습은 적지 않는 위안이 됐습니다”
최 신부는 그러나 종족 간 혹은 종교간 대립으로 빚어진 내전은 좀체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원조에 나선 한국교회도 그동안 아프리카에 상당부분 지원을 해왔습니다만 보다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 신부는 사회복지위원회에서도 이번 방문결과를 토대로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적극적인 모금 및 원조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면서 “인류애 차원에서 한국교회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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