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그리스도를 위해 죽어라’
이효주씨(39·아나스타시아)가 중학교 재학시절 숙제로 가져간 가훈이었다. 아버지가 갑자기 써 준 이 가훈을 학교에 가져가기 창피했던 기억도 있지만 시집와서 10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그 가훈이 생활의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씨 자신도 종종 놀란다.
이씨의 직업은 전업주부지만 또 하나의 커다란 일거리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있다. 또 다른 일터는 바로 서울 중림동 성당내 위치한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 매주 이곳에 들러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그리스도를 위해 죽은’ 순교자들의 유품과 유물을 정리하고 청소하는 것이 이씨의 몫이다.
이씨가 별로 어렵게 보이지 않지만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 청소일을 시작한 것은 서소문 순교자 기념관이 세워진 지난 91년부터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88년 이씨가 본당 설정 1백주년을 맞은 중림동(약현) 본당 기념 자료집 편찬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인근 서소문 성지와 관련된 자료 및 순교자들의 신앙을 연구하게 된 것이 큰 계기였다.
‘기념관 소장품중 손때 묻은 필사본이 가장 애착’이 가는 이씨는 신앙 선조들의 진지한 진리탐구 자세에 대한 존경과 함께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더해갔다.
“순교자들의 유물, 유품들은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고 그 시대의 순교자들이 마치 내 곁에서 나에게 신앙얘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데 요즘 신자들은 신앙의 정신을 배우기보다는 그저 영화관처럼 구경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말 그대로 순례가 될 수 있도록 기념관 안에 갖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는 이씨의 마음엔 “신앙을 물려준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부심을 갖는다면 우리 모습은 반드시 변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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