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고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종교가 하느님과 인류 앞에 짊어진 책임을 회복하는 것이 오늘날 종교가 해야 할 과업입니다”
한국 종교협의회(회장 이재석)가 독립국가연합 종교지도자들을 초청, 9월13일 오전 9시30분부터 소피텔 엠베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한-독립국연합 종교인회의’에 독립국연합 측 대표로 참석한 러시아정교회 플라톤 대주교(54세). 러시아정교회 야로슬라블교구 대주교로서 러시아 인민최고회의 대의원직을 맡고 있는 플라톤 대주교는 모스크바 로씬가침례교회 콜렌스니코프 목사 등 독립국연합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9월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과 독립국연합의 종교 교류와 협력의 길을 모색했다.
플라톤 대주교를 통해 러시아의 개혁과 종교의 역할 등을 알아보았다.
-현재 러시아는 급속한 변화와 개혁으로 사회 전 부분에 걸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현재 러시아가 처한 정치, 경제, 사회적인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러시아가 원래 지녔던 풍요한 정신적 유산을 회복하고 하느님과 인류 앞에서 종교가 지닌 책임을 다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새 세대에게 과거의 교훈을 가르치고 미래를 위한 교육에 힘쓸 것이다”
-오늘날 러시아의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과제는 무엇인가.
“현재 러시아는 70여 년간의 강요된 무신론의 기간 뒤에 생긴 정신적 공백으로 인해 정신문화 차원에서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다양한 종교와 풍요한 정신문화 전통이 있는 러시아는 단지 7%밖에 안 되는 공산당에 의해 무려 70년 동안 무신론의 암흑 시기에 덮여 있었다. 이 시기동안 잃어버린 성당 건물, 뛰어난 신학자와 성직자들은 앞으로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는 문제지만 더 큰 비극은 사람들이 하느님 앞에 인간으로서 지고 있는 책임감과 신앙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정교회는 그리스도의 토대위에 있기 때문에 생동감으로 충만해 있고 어떤 어려움에도 그리스도의 진리를 계속 선포해 나갈 것이다”
-구소련의 몰락 후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또 종교 간의 갈등문제가 두드러져 많은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종교인의 입장에서 다른 종교인들과의 평화로운 공존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사랑과 평화를 심어주는 것이 종교인이 지닌 책임 중 하나이다. 러시아정교회는 선과 진리, 정의의 기반 위에서 다른 모든 종교와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 독립국연합 내에서는 이미 여러 교회 지도자 회의가 정례화 됐고 대외적으로 러시아정교회는 지난 5월20일부터 23일까지 스웨덴의 고틀란드섬에서 열린 ‘종교와 평화’ 세계대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등의 국제기구나 회의를 통해 타종교와의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지난 4일부터 발트해 연안 국가 순방길에 빌니우스에서의 TV연설을 통해 가톨릭은 러시아정교회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호존중의 정신이 바로 모든 종교인들이 인류 공동의 가치를 구현하는 유일한 길이다”
-이번 종교인 회의의 성과는 어떤 것인가.
“이번 회의는 작년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차 한·러시아 종교인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회의이다. 제1차 회의를 통해 한국과 독립국연합의 종교지도자들은 상호 종교적 교류와 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런 필요성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현안 문제들에 대한 상호 이해와 친교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대화의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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