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이기지 못해 하소연 하듯 매달리는 내담자와의 전화통화는 그것이 곧 기도라고 생각했어요”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 나눔의 전화에 발을 들여 놓은 지 만 10년. 83년 9월5일에 나눔의 전화가 개설된 후 줄곧 얼굴 없는 친구로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살았던 조숙자(보나·67세·서울 잠실본당)씨에게 어느덧 나눔의 전화는 자신의 빼놓을 수 없는 삶이됐다.
“전화상담을 위해 나눔의 전화 상담실이 있는 가톨릭회관으로 갈 때는 어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친구가 될까 걱정하고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갈 땐 대화를 나눈 내담자가 그 고통을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는 조숙자씨.
그는 10년간을 이런 생활로 보내며 전화상담에 자신의 노년을 다 보내고 있다.
“제가 전화를 통해 누군가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제게 주신 복이라고 믿어요. 건강이 허락될 때 까지는 항상 그들과 함께 할 각옵니다”
그동안 조숙자씨가 나눔의 전화를 통해 고통받는 사람들과 나눈 대화시간은 총 7백여 시간. 더 많은 시간동안 전화봉사를 한 사람들도 주위엔 많지만 일흔에 가까운 나이로 10년간을 꾸준하게 봉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조숙자씨는 전화상담을 받기 위한 기본적인 교육을 비롯, 보다 수준 높은 상담원으로서 갖춰야 할 양식을 쌓기 위해 전문교육을 수료한 뒤 매월 한 번씩 팀별 모임에 참여하면서 전문 상담원이 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나눔의 전화는 같은 사회복지회 내 내방 상담실과 연계돼 타 상담소보다 효과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는 조숙자씨는 처음엔 24시간 상담을 시작했다가 상담원의 부족과 상담소 경비문제로 12시간으로 상담시간이 줄어든 것이 안타깝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담봉사에 참여할 수 있길 기대했다.
조숙자씨는 15세 때 영세한 뒤 상담봉사 외에 잠실본당에서의 레지오 활동과 가톨릭 사회복지회 지역노인과의 만남 활동을 겸하고 있으며 가족들과는 모두 사별, 현재 친척가족과 함께 조금은 외롭게 살고 있는 처지다.
조씨는 그래서 더 고통에 처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친근한 벗이 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주 성실하게 봉사하는 동료 봉사자들과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로부터 상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혜를 얻기도 한다”는 조숙자씨. 조숙자씨는 나눔의 전화가 보다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삭혀주는 도구가 되는데 온갖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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