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3번째 이 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시인이 한국처럼 대우받는 곳도 드물고, 젊은이들이 시낭송회에 몰려 진지하게 듣는 모습은 부럽기까지 했습니다”
8월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라마다 올림피아 호텔에서 열린 ‘93서울 아시아 시인대회’에 참가했던 일본시인 다까시 기꾸하루(高橋喜久晴·베드로·67세)씨가 밝히는 이번 회의에 대한 인상이다.
일본문단의 원로로 그동안 활발한 시작(詩作)활동을 해왔던 다까시 기꾸하루씨는 가톨릭 신앙을 자신의 시에 접목시킨 시집을 최근 「중세로의 여행」이란 제목으로 펴냈는데 오히려 그동안 펴냈던 시집들보다 독자들에게 더많은 호평을 받아 감회가 새로웠다고 설명한다.
신자 시인으로서 신앙적으로도 열심인 다까시씨에 의하면 일본문단에도 한국 천주교회처럼 가톨릭 문우회가 1950년 창단되었으나 5년 후에 해체됐고, 92년도에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문인들이 모여 ‘일본 기독교 문우회’를 창립,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 활동을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활동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까시씨는 “이번 대회기간 중 한국 천주교회가 공식적으로 한국교회 안에서 안중근 의사의 신앙적 자리매김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다”고 피력하고 “한 때는 일본교과서에 한국의 역사가 오도된 적이 있어 말썽을 일으켰으나 양심 있는 일본의 지성인들은 한국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전신마비 장애인 시인이 참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일본의 여류시인 오카모또 마사꼬(岡本雅子·28세)씨는 오른쪽 엄지발가락만을 움직일 수 있는 중증장애인으로 이 대회에 참가, 인간승리의 의지를 보였다. 오카모또씨가 쓴 「마사꼬의 청춘」이란 자서전적 수필이 영화화돼 곧 일본에서 방영될 예정이라고 이 대회에 참가한 한 일본 시인이 귀띔.
특히 오카모또씨에게 대회장인 구상 시인을 포함 여러 명의 참가자들이 선물과 시집을 주는 등 훈훈한 사랑을 전달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장애를 딛고 당당하게 아시아 시인의 대열에 선 오카모또씨는 대회참가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라는 다르지만 삶은 같다. 한국의 장애인들도 힘을 내주기 바란다”라고 짧지만 단호히 말해 주위사람들을 숙연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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