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9일 부산 중앙성당 별관 강당에서 연 본당 설립 70주년 축하연에서 부산교구장 서리 손삼석 주교(가운데)와 본당 주임 이성균 신부(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내빈들이 축하떡 촛불을 끄고 있다.
부산 주교좌중앙본당(주임 이성균 신부) 공동체가 설립 70주년을 맞아 9월 9일 교구장 서리 손삼석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새롭게 신앙을 다져나갈 뜻을 밝혔다.
특히 본당은 미사 중 지난 70여 년간 중앙본당에 교적을 두고, 한 때도 냉담하지 않고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온 이들을 뽑아 감사와 격려의 의미를 담은 상을 시상했다. 이날 ‘중앙본당 70년 지킴이’로서 상을 받은 이는 윤병례(클라라·91)씨 등 4명이다.
윤씨는 “성당을 다니면서 살아온 지난 모든 시간을 주심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이웃들이 있어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교구장 서리 손삼석 주교는 미사 강론을 통해 “2000여 년 교회 역사 안에서 70년은 짧은 시간일 수 있지만 우리에겐 한국 역사의 격동기 안에서 희로애락을 함께 보내온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라면서 “70주년은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것을 채우고 좋은 점을 이어 새롭게 도약하고 미래를 위한 원동력을 마련하는 새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본당은 해방 이후 혼란기인 1948년, 일본 불교 사찰을 양도받아 성당으로 개조해 신앙생활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나눔의 구심점으로 키워왔다. 한국전쟁 때는 전국에서 부산으로 밀려온 피난민과 극빈자들을 돕는, 이후로는 민주화운동을 적극 지원하는 사목 또한 적극 펼쳐왔다.
특히 본당은 올해 70주년을 보내면서 일회성 행사 혹은 일부 신자들을 위한 행사가 아닌, 본당 전 신자들과 지역주민 등을 위한 장을 마련한다는 뜻에서 기념행사는 미사와 초청음악회로만 기획했다. 또 신자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전례에 참례할 수 있도록 성당 안팎을 보수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본당 주임 이성균 신부는 “70주년이라고 해서 없는 것을 만들기보다, 있는 것을 정돈하고 비우고 그 빈자리를 주님의 말씀으로 새롭게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48년 6월 1일 새 성당 축복식을 열고 이어 8월 1일에 첫 본당 신부를 맞아들인 주교좌중앙본당 공동체는 이후 신선본당을 비롯해 여러 본당들을 분가시키고 지역사회 복음화에 힘써왔다. 현재는 4300세대 7600명의 신자들이 본당을 꾸려나가고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