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남미다 아프리카다 중국이다 해외선교가 한국교회의 유행이 된다시피 한데 해외선교보다 시급한 것이 있다면 바로 피폐한 산간오지 농어촌공소 선교입니다”
지난 1991년 마산교구 설정 25주년을 기념하여 발족된 농어촌 선교후원회 지도 김차규 신부는 보다 깊은 형제애와 선교사명으로 농어촌 벽지공소의 지원을 위해 전 교회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여 년 전 처음 사제로 서품됐을 당시 교구의 지원을 받던 공소가 3개 밖에 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9개로 늘어 오히려 농어촌 공소의 현실은 더욱 악화됐다는 김 신부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치닫는 사이에 교회마저도 농어촌을 방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이러니에 빠졌다고 한다.
“한 가정의 수준을 알려면 화장실을 둘러보고 한 국가의 수준을 알려면 시골을 둘러보라는 서양속담처럼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알려면 농어촌 공소를 둘러보면 된다”는 김 신부는 “늙은 노인들만 남아 복음화율 1%에도 못 미치는 공소의 실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영세교회’라 할 수 있다”면서 영세한 국내 공소의 현실을 무시한 채 외국선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며 공소선교의 시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영세민이 연탄을 팔아 부식비로 충당하는 것과 유사하게 어느 교구 할 것 없이 선교의 요지에 위치한 대부분의 공소들은 신흥종교의 집단에 매각돼 농어촌 벽지 공소의 십자가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힌 김 신부는 교회 장상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이 공소의 재건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예산의 25%가량을 농어촌 벽지선교에 할애하는 한 개신교회의 농촌지원 현황을 실례로 든 김 신부는 무엇보다 신앙의 끈이 이어지도록 활동할 수 있는 선교사나 교리교사들의 파견이 선결돼야 한다고.
“너무 외형에 치우치고 있는 교회의 현실이 멀리 있는 피부색이 다른 형제들에게 관심을 쏟을 지언정 시골벽지의 공소는 외면하는 모순을 낳았다”고 교회 현실을 지적한 김 신부는 벽지공소의 선교를 위해 인적 물적 재원을 과감히 투자하는 시대적 결단이 요청된다면서 벽지 선교를 외면하는 안일한 수도회의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절실한 범교회적인 농어촌 공소 선교에 대한 관심을 요청한 김 신부는 “도시화 산업화로 말미암아 잃어버린 신앙의 뿌리를 재건하고 피폐한 농어촌의 선교를 위해 신앙인 개개인이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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