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번 제45차 세비야 세계 성체대회 장엄미사를 마무리하면서 제46차 세계 성체대회 개최지로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대교구를 선정, 발표했다.
높은 성체신심을 바탕으로 오랜 박해의 세월을 이겨낸 폴란드에서의 성체대회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그리고 전체주의 체제 붕괴 등 정치적 변화이후 중부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성체대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서울 성체대회에 이어 세비야 세계 성체대회에 처음부터 참가, 전 과정을 지켜본 폴란드 대표단장 카르핀스키 주교(폴란드 루블린교구 보좌주교)를 통해 폴란드 교회 상황과 성체대회 준비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폴란드가 차기 세계 성체대회 개최지로 선정된데 대한 소감은 어떠한가? 아울러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폴란드가 차기 세계 성체대회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폴란드를 차기 개최지로 선정한 이유는 이미 교황성하께서 장엄미사후 삼종기도 때 밝히신바 있지만 첫째로 성체신심을 들 수 있다. 매달 첫 금요일, 첫 토요일, 첫 주일에는 모든 본당에서 성체거동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으며 외관상으로도 이는 매우 아름답다. 심지어 공산정권도 감히 주의 성체축제를 금지하지는 못하고 다만 성체거동 코스를 제한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이는 교회 밖에서의 공적 신앙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성모신심 또한 대단하다. ‘첸스토코바’와 그 밖의 많은 성모성지에의 순례가 매우 활발하며 ‘첸스토코바’의 ‘검은 성모상’이 모든 본당을 방문하고 현재 ‘레그니차’교구를 방문 중이다. 이는 선교와 많은 사람들의 회개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둘째로 차기 성체대회는 교회가 여러 가지 박해를 당한 중부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 후 그리고 전체주의 체제의 붕괴 등의 정치적 변화 이후 최초로 개최되는 대회이다. 자신들의 신앙고백의 영웅들인 이곳의 가톨릭 신자들은 잊히고 버려졌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이제 이들도 세계성체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차기 성체대회를 어떻게 개최할 것인가. 어떤 준비로 성체대회에 임할 것인가.
▲신학적 사목적 측면(즉 공개강좌 토론회 신자들의 증언)과 예배 또는 전례적 측면에서 보편교회의 행사로써 다양한 언어와 민족의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동방전례 미사, 타 교회와의 공동기도를 개최하고 철야 성체조배와 성체조배 단체들을 북돋아주며 성체성사의 사회적 측면을 강조하게 될 것이다.
-세비야 세계 성체대회와 서울 세계 성체대회를 비교해 달라. 두 곳을 다 참석한 입장에서 어떤 특징과 느낌을 받았는가.
▲이론적인 면, 즉 신학적 사목적인 면(공개강좌 토론 등)은 세비야가 더욱 발전시켰다고 본다. 그것은 성체대회 기간이 서울에 비해 길었다는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례적인 면은 서울대회가 더 마음에 든다. 이번 세비야 대회에서는 많은 내용들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감이 없지 않다. 기술적 조직이라든가 평신도의 참여 등의 측면에서는 서울대회가 더 나았다고 본다. 특히 통역봉사 차량봉사 안내들에서는 서울대회가 돋보였다고 말할 수 있다.
-폴란드가 변화를 시작한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현재 폴란드의 정치상황과 아울러 교회 상황을 들려달라.
▲폴란드에서 정치적 변화가 일어난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이 변화는 이곳저곳 예외가 더러 있기는 했지만 무혈로 이루어진 멋진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화와 자유는 명령과 지시를 받는데 익숙한 시민들에게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교황성하께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러 번 “우리는 악과 싸우는 일은 훌륭히 해냈지만 새로운 사회를 능동적으로 건설하는 일은 그렇게 훌륭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정치적 자유를 누리는 일은 멋진 것이지만 정당들과 여러 집단들이 많은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공산주의자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나라에 끼친 커다란 죄악에 대해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고 있을뿐더러 참된 민주주의와 자유를 방해하려고 애쓰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공산당)주도의 계획 경제에서 민간주도의 자유경제로의 이행은 쉬운 일이 아니며 따라서 경제사정은 계속 어렵기만 하다. 공산주의자들은 전에는 실업문제도 없었고 지금보다 낫게 살았다고 선동하는 등 이러한 상황을 악용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희망을 갖게 하는 변화도 있다. 예컨대 상업거래는 자유롭고 물건이 가득 찬 상점들은 이제 이미 서방 상점들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전에는 배급으로 충족하던 육류와 휘발유 그 밖의 물자 등의 문제도 없어졌다.
-제46차 세계 성체대회 개최지인 브로츠와프는 어떤 곳인가. 간단히 소개해 달라.
▲‘브로츠와프’시는 인구 1백70만명이 살고 있으며 이 중 교구민은 약 1백50만명 가량으로 체코 공화국과 인접한 폴란드 동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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