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의 한 노인이 자기의 80생애를 시간의 양으로 계산해 놓은 통계는 무척 재미있다. 잠자는데 26년, 노동이 21년, 식 하는데 6년, 남이 약속을 안 지켜 기다리는데 5년, 불안스럽게 혼자 낭비한 시간이 5년, 세면하는데 22일, 넥타이 매는데 18일, 담뱃불 붙이는데 12일, 아이들과 노는데 26일,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평생을 통해 불과 46시간이었다고 한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두드러진 특성중의 하나는 매우 바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날마다 해야 할 일들과 만나야 할 사람들, 끝내야 할 많은 약속들로 가득 차 있음을 체험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항상 꽉 짜인 스케줄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있다. 미처 끝내지 못한 일들과 지키지 못한 약속들 그리고 종결짓지 못한 과제들이 있다는 성가신 느낌에 늘 눌려서 지내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 두어야 할 것, 해야 할 것, 말해야 할 것들은 언제나 밀려 있다. 또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편지를 써 보내지 못한 그리고 아직 방문하지 않은 사람들이 언제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실제로는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아 있게 마련이다.
그럼 그렇게도 바쁘거나 나쁜 사람 취급을 당하고 있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무엇에 바치고 있으며, 우리의 시간들을 어디에 바치고 있는가? ‘초상집에 가서 한참 울다가 누가 죽었느냐고 묻는다’는 말이 있다.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뜻이다. 정신없이 바쁘기만 했지 왜 바쁜지를 모르고 있다.
산다는 것은 결국 바람직한 목표를 갖는다는 것이요,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삶속에서 어떤 기쁨과 보람을 맛볼 때만이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백리를 가는 사람은 도시락 하나로 족(足)하지만 만리를 가는 사람은 석 달 양식을 짊어지고 가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인생에서 백리로 끝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