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어줌으로써 풍요로워지는 꽃동네 영성’이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다시 한 번 피어났다. 재단법인 예수의 꽃동네 유지재단(이사장 오웅진 신부, 이하 꽃동네)은 8월 18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우간다 리안톤데 키루후라에서 ‘추기경 김수환 센터’ 준공식 및 축복식을 거행했다.
지난 2009년 세워진 카라마(Karama) ‘사랑의 집’에 이은 우간다 내 두 번째 에이즈 고아 시설이다. 이로써 꽃동네는 우간다 진출 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던 에이즈 감염 고아들에 대한 복지 활동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날 축복식에는 우간다 움바라라대교구장 폴 K. 바쳉가(Paul K. Bakyenga) 대주교, 주우간다 교황대사 마이클 블루메 대주교, 꽃동네 창설자 겸 유지재단 이사장 오웅진 신부를 비롯한 예수의 꽃동네 형제·자매회 수도자, 우간다 한인회, 지역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별히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대신 참석한 카라모자 지역 존 비아바감비 장관을 통해 우간다 꽃동네 회원에 가입하고 500만 우간다 실링(1300달러, 약 160만 원)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기념 색줄 자르기 및 머릿돌 제막식, 성수 예절로 시작된 축복식은 마이클 블루메 대주교 주례의 미사 봉헌으로 이어졌으며 미사 후에는 카라마 에이즈 고아 보호시설 ‘사랑의 집’ 어린이들의 합창 공연 등이 마련됐다.
신축된 추기경 김수환 센터는 카라마 사랑의 집에 에이즈 고아들이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시설 건립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붉은 벽돌 건물 단층으로 총 연면적 1800.36㎡(546평) 규모에 본관과 옥외 주방, 창고로 이뤄져 있으며 남자 동과 여자 동, 사무실 다용도 홀 등을 갖추고 있다. 2015년 4월 21일 기공식 이후 3년여의 건축 공정을 거쳤다. 여기서는 앞으로 약 100~150명의 어린이가 생활할 예정이다.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사랑’에 헌신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받들어 고인 이름을 건물명으로 정했다. 김 추기경은 꽃동네 설립 당시 회원으로 가입하고 성금을 기부한 바 있다.
마이클 블루메 대주교는 강론에서 “어린이들이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는 등 인간 생명이 무시되는 세태 속에서 꽃동네는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하느님 선물로 존중하고 사랑으로 돌보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소외된 이들을 하느님 자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랑해야 하는 소명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오웅진 신부는 “생전에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크셨던 김수환 추기경은 2009년 선종 전 기꺼이 에이즈 고아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에 동의하셨고, 그 자리가 오늘을 만들었다”면서 “앞으로 추기경 김수환 센터 옆에 ‘폴 바쳉가 센터’를 세워 에이즈 고아들에게 유치원에서부터 중고등학교 과정에 이르는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우간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