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밀 타케 신부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오충윤 위원장이 8월 2일 고사 위기에 처한 온주밀감나무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지장샘로 19(서홍동)에 위치한 면형의 집(원장 김선규 수사) 마당에는 1911년에 에밀 타케 신부(파리외방전교회)가 심은 온주밀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마지막 남은 온주밀감나무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면형의 집은 서귀포본당 전신인 홍로본당(1902.7.~1937.8.)이 있던 곳이다.
이 밀감나무는 서귀포본당 제3대 주임인 에밀 타케(Emile Joseph Taquet, 한국명 엄택기, 재임기간 1902.4.20.~1915.6.7.) 신부가 일본 아오모리에서 사목하던 프랑스 출신 포리 신부(Faurie R. P. 1847~1915)에게 제주 자생 왕벚꽃나무를 선물하고 답례로 받아 심은 14그루 중 마지막 남은 나무다. 1911년을 시작으로 서귀포 지역에는 밀감재배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온주밀감나무가 고사 위기에 직면하자 제주교구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007년부터 밀감나무를 관리하고 있는 서귀포시 서홍동행정복지센터(동장 변상인) 설명에 의하면 4년 전부터 밀감나무 피부가 썩는 현상이 발생해 피부보호제를 뿌려서 보호해 왔다. 최근 폭염 여파로 7월 24일부터 갑자기 잎과 열매가 마르면서 가지가 고사하기 시작해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얻은 결과 고령으로 뿌리 기능이 약해지고 폭염과 가뭄으로 수분흡수가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서홍동에서는 밀감나무를 살리기 위해 ▲녹화마대로 줄기 감싸는 작업(7월 25일) ▲차광망 설치(7월 27일) ▲스프링클러 설치해 줄기에 관수(7월 27일) ▲농업기술원의 지도로 밀감나무의 접수를 따서 탱자 22개에 2세 접목 실시(7월 31일) ▲토양 속 비료성분 희석 조치(7월 31일)를 취했다.
앞으로는 ▲토양 속 비료성분 희석을 위한 물세척(3일 간격으로 1회) ▲나무줄기에 수분 확보를 위한 관수 실시(3시간 간격으로 5분씩)를 계획하고 있으며 수액주사 부분은 관계기관의 자문을 받아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면형의 집 원장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김선규(프란치스코) 수사는 “농업기술원의 지적을 존중하며 서귀포시에서 처방하는 방법이 성공해 2세가 나와야 밀감나무에 대한 타케 신부님의 역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에밀 타케 신부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오충윤(야고보·서귀포본당) 위원장은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많은 성지순례객들이 아끼는 밀감나무가 고사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탱자 22개를 접목시켜 후계목을 만들고 있으니 참 다행이고 이 나무를 살리려면 교구민들의 기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