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담자 증가가 선교 3백년을 지향하는 한국교회의 큰 문젯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 사제의 헌신적인 사목노력이 냉담자 회두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어 인근 신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교구 괴정동본당 주임 조용걸 신부는 봉고차에 고해틀을 싣고 다니기도 하며 냉담가정을 직접 방문, 고백성사를 줌으로써 본당부임 3개월 만에 5백여 명의 냉담자를 회두시켰다.
“냉담자들이 오랜 냉담으로 인해 회두의 심정이 일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마음을 사제가 먼저 나서서 어루만질 때 냉담자는 쉽게 돌아올 수 있다”는 조 신부는 “한국교회가 너무 관료적”이라고 진단했다.
조 신부는 사제는 그리스도로부터 파견된 봉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리자로서 군림하려들 때 사제뿐 아니라 교회기관에 종사하는 평신도들까지 관료화됨으로써 교회가 영혼의 쉼터가 아닌 또 하나의 답답한 관료사회가 되어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가 된다면서 “사제의 봉사자로서의 신분자각”이 첫째 과제라고 말했다.
조 신부는 모든 병자방문이나 장례미사 등을 책임 있는 본당 신부가 맡아 모든 신자가정을 방문 오랫동안 고백성사를 보지 않은 이가 있으면 즉석에서 성사를 권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자방문을 계속하던 중 한 냉담신자로부터 성당에 가기도 그렇고 얼굴을 맞대고 성사를 보기도 어렵다는 말을 듣고 직접 알루미늄 샤시로 된 고해틀을 싣고 그 가정을 방문 성사를 주고 이후 원하는 모든 가정과 신자들에게도 언제든지 이렇게 해줄 것을 약속했다. 물론 이날 성사를 받은 이가 교회의 품에 되돌아 온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신자들이 고백성사를 원하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다 제쳐놓고 성사를 먼저 준다는 조 신부의 좌우명은 “신자들이 있는 곳에 사제가 있다”는 것.
조 신부는 냉담자 회두의 비결에 대해 “한국사람은 정으로 사는 백성이므로 먼저 찾아가 만나고 인연을 나누면 아무리 오랜 냉담자라도 대부분 돌아오게 마련”이라며 신자들과 이야기 도중 환자 한 명이 10년째 냉담중이라는 말을 듣고 이름과 병원만 알고 찾아가 성사를 주고 회두시킨 일화를 들려줬다.
조 신부는 무엇보다 사제의 열성을 통해 본당 신자들의 본당활동 참여와 기여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잠자던 본당 활동을 일깨웠다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년간 군사목에 몸담으며 육본군종감까지 지낸 조 신부는 “제대 후 처음 본당을 맡으면서 세 가지 기(旗)를 가지고 왔는데 태극기와 죽기아 니면 살기”라고…. 실제로 조 신부는 “군종감으로 있을 때보다 두 배는 더 힘들다”고 실토하면서 TV 볼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다.
9천2백명의 신자가 소속된 본당의 주임신부로서 신자들의 궂은일에 먼저 나서는 노사제의 희끗한 머릿결이 현재 정부의 윗물맑기운동과 대비되면서 이제 이런 모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신한국 교회의 모습이길 바래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