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애써 모은 돈에서
한 거지에게 동냥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빛나는 황금을 다 쓰고서
그는 늘 되풀이하여 오고 또 왔습니다.
처음과 같이 언제나
굶주린 얼굴로…
그래서 나는 그에게
그리스도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는 스스로 귀한 존재이며,
온갖 축복으로 자라고,
그것으로 옷을 걸치고
그것으로 머리를 장식하였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아무것도 부러운 게 없습니다”
누구에 의해서 바쳐진 기도인지는 모르지만 「사랑에 불타는 영혼의 기도」 책자에서 “나는 그리스도를 주었습니다”라는 이 기도를 읽었을 때, 한동안 내 안에는 잔잔한 감동이 일렁거렸다. 내가 누군가에게 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 앎에 대한 기쁨이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새 계명이 예수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하여 세상을 구현되고, 그 삶의 대가로써 인간 구원이 완성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세상 만민에게 선포하라는 사명은, 이제는 그리스도인 누구나 그것이 자신의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 선포에 따르는 여러 가지 길을 갈구하고 모색하려는 생생한 움직임들을 주위에서 많이 만나게 된다. 참으로 하느님은 다양함 가운데에서 일치를 이루어 가시는 분이시다.
우리 수도회의 창립자이신 윤을수 라우렌시오 신부님은, “너희 자신이 먼저 행복하라. 그리고 그 넘치는 행복을 이웃에게 전해주라”는 가르침으로 주님이 당부하신 복음의 길을 세상에 보여주라고 격려하셨다.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행복은 ‘그리스도를 주는데’에만 있는 것임을 보다 깊이 알았던 사람이 바쳤던 위의 기도가, 오늘 또 다시 무엇을 어떻게 세상에 선포해야 하는지를 고심하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게 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