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대로 존귀하고 신비스럽다. 이 세상에는 수백만 종의 생물들이 있고 각각 먹을거리를 해결하며 살아 존재한다. 눈에는 보이진 않지만 현미경을 통해 보아야만 볼 수 있는 미생물들도 먹을 것을 필요로 하고 있고 또 거대한 코끼리도 그 육중한 체구를 유지하기 위해 먹을 것을 필요로 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상태이지만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위치를 차지해 오고 있다. 인간이 이러한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된 것은 아니다. 먼 아득한 옛날부터 인간은 자연을 개척하고, 인간을 위협하는 거대한 세력들과 대적하며 마침내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 승리의 배경에는 인간의 끊임없는 생명욕구와 피나는 노력과 땀의 결실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인간생명을 수호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은 원시시대부터 오늘날의 과학시대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창세 1,26)라는 취지하에 인간을 진흙으로 만드시고 숨을 불어넣어 생명을 주셨다고 표현하고 있다(창세 2,7). 인간은 다른 생물과는 달리 하느님의 모상을 타고 났으며 하느님께로부터 생명을 받은 존재로서 우주만물을 하느님의 뜻대로 경영할 책임과 권리를 지닌 귀중한 존재이다. 인간은 이러한 일을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인 지성과 의지와 감성을 가지고 수행한다. 인간은 감성으로 느끼고 지성으로 깨달으며 의지로서 어떤 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 일을 생명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자기 생명이 귀중하고 존귀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하고 생명유지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먹을 것, 입을 것, 거처할 곳을 마련하고 자기 생명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한다. 인간이 갖고 있는 생명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똑같이 적용되어야 할 기본권이다. 자기 생명이 귀하듯이 타인의 생명도 존중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생명을 헤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취지하에 교회에서는 기본적인 살인행위는 말할 것 없이 그 밖에 자살 낙태 안락사 인신매매 등을 창조주 하느님께 대한 극도의 죄악으로 단죄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이 살상되는 무모한 전쟁을 피해야 하며 해로운 음식물의 제조나 유포도 이러한 점에서 단죄된다. 인간은 자기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듯이 공해추방, 유해한 농작물의 재배금지 그리고 자연환경 보호는 인간 생명에 대한 당위적인 입장에서 나온 활동이다. 우리는 좋고 유익한 식품을 개발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며 또한 적절한 운동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육신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인간생명에 크게 관계된다. 육신의 병으로 인해 인간의 생명이 단축되거나 죽음을 맞이하듯이 정신건강도 손상되면 우울증, 자폐증, 현실도피, 극단적으로 자살에 이르게 된다. 인간이 스스로 자기 생명을 귀중히 여기고 타인의 생명도 존중하면서 아름답고 건강한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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