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환우로서 평생을 갖은 어려움 속에서 살아야 했던 ‘성 라자로 마을 가르멜 재속회’ 회장 최정흘(끌레멘스‧59세)씨가 수도복을 입고 있는 모습은 일반 수도자들보다도 더욱 진솔한 모습을 느끼게 한다.
최정흘씨가 성 라자로 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52년부터. 근 40여 년을 이곳에서 떠날 줄 모르고 살았던 최씨는 89년 출범한 ‘성 라자로 마을 가르멜 재속회’의 회원이 됐고, 91년 첫 서원식을 했다.
“가정을 일구고 수도서원을 지켜나가기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으나 주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이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부인 장정숙(아가다‧58세)씨와 같은 해에 입회 서원한 최씨는 부인과 함께 성가정을 이루고 매일매일 아침기도 바치는 것을 낙으로 삼을 정도.
최씨가 재속회에 가입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이 마을 원장 이경재 신부의 권유가 크다. 최 회장은 “재속회에 가입, 서원식을 하고 나서는 부부간의 싸움이나 충돌이 없어지고 오직 같이 기도하며 함께 살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하면서 “내게 베풀어 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서는 내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기도하며 사는 것”이라고 진솔한 신앙인의 자세를 가다듬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병이 발견돼 그날부터 지금까지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살아야 했다는 최씨는 가르멜 재속회 회원으로 정결과 순명의 서약을 하는 순간, 다시 태어난 삶을 살고 있다.
5월3일 성 라자로 마을 가르멜 재속회 제3차 서원식으로 1백17명으로 늘어난 공동체를 이끌어야 할 최 회장의 삶은 자기를 버린 세상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성화를 위해 오늘도 지칠 줄 모르고 오그라든 손으로 묵주알을 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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