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새롭게 열리고 있는 역사의 장에서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고민이 깊어지는 때다. 평화 시대를 앞당기는 교회의 역할을 제시하고자 가톨릭신문은 3차에 걸친 기획 좌담을 마련했다. 좌담은 사제와 교회 안팎 평신도 전문가들을 패널로 초청해 남북교류, 대북지원, 북한인권 3가지 주제로 진행한다. 좌담1 ‘남북교류와 종교교류 전망과 활성화 방안’(7월 29일자), 좌담2 ‘대북지원 이대로 좋은가? 어떻게 할 것인가?’(8월 5일자), 좌담3 ‘북한 인권 문제, 실상과 개선 방안’(8월 12일자) 순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남북 평화 공존 시대에 걸맞은 한국교회 차원의 ‘남북교류협력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새롭게 열린 역사의 장에서 가톨릭신문은 평화의 시대를 앞당기는 교회 역할을 제시하고자 ‘남북교류협력, 교회 역할은?’ 기획 좌담 시리즈를 마련했다.
7월 1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에서 ‘남북교류와 종교교류 전망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좌담회에서 패널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으며 본격화될 교류에 대비해 한국교회 차원의 통일된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1차 좌담 패널로는 김종수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이은형 신부(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변진흥(야고보) 박사(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가 참석했다.
패널들이 제시한 당면한 교회 과제는 ▲한국교회 차원의 새로운 방향 설정 ▲국제적 연대를 통한 지속적인 기도 운동 ▲교회 내 평화교육의 활성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은형 신부는 “그동안 교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방식도 북한 정권 붕괴론이라는 틀 안에서 이뤄진 부분이 많았다”며 변화한 남북관계에 맞는 새로운 교회 역할을 모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진흥 박사 또한 “지금은 교회 차원에서도 북한과 교류협력의 틀을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한국교회 차원의 대북 정책 기조가 필요하며 주교회의에서도 교류협력의 단계별 이행에 대한 합의된 지침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바티칸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바티칸과 깊이 있는 공조를 통해 북한 종교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 학문적, 전문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패널들은 갑작스레 다가온 평화의 시대는 ‘기도의 힘’ 덕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수 신부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또 하나의 교류로 우리 안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 만큼 기도 운동을 계속해 나가자”고 밝혔다. 변 박사는 “역사적 전환을 이뤄낸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는 ‘감사 기도회’를 열자”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70여 년의 분단 기간을 극복할 평화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패널들은 긴 분단 과정에서 갈라진 신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역사적 전환에 발맞춰 교회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를 끌어내는 평화 교육 캠페인을 제안했다.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