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드리다가
슬쩍
아버지 손가락에
깍지를 끼곤 한다.
어렸을 때는
깍지를 낀 손에
아버지께서
슬며시 힘을 주면
아파서 움찔하며
아프다는 소리를 못 지르고
손을 호호 불고는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프지가 않다.
안 아파?
깍지 낀 손에 힘을 주시고
아프다고…
그렇다고
안아프다고
말할 수가 없다.
[파란마음 하얀마음] 21 깍지
발행일1993-05-02 [제1853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