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6월 21일 마련한 심포지엄 중 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최기원 신부, 통일연구원 임강택 박사,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채형복 교수, 통일교육원 권영경 교수(무대 왼쪽부터)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갈등과 대립의 어두운 그림자를 거둬내고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한반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찍이 없었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6월 21일 오후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강당에서 대구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신부) 주관으로 ‘남북 교류협력 전망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를 택해 2018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등 200여 명의 청중들은 발제와 토론에 귀를 기울이고 새롭게 펼쳐지는 남북관계에서 교회가 담당할 역할을 찾았다.
통일연구원 임강택(마르티노) 박사가 발제를 맡아 남북 관계에 신기원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남북미 관계를 전망했다. 임강택 박사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우려 속에 시작해 놀람과 감동으로 양 정상 사이에 신뢰를 제고하는 한편 정상회담 정례화 가능성을 높여 남북 대화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이 미완의 결실을 낸 것과 달리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이전보다 한껏 큰 기대를 걸어도 될 근거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임 박사는 세기의 만남으로 불린 첫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북미 간에 핵전쟁 위협이 오가면서 한반도 전쟁 가능성도 대두됐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최소한 한반도는 전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임 박사는 “향후 남북관계는 동시다발적으로 남북 당국회담이 열리고 교류협력이 전면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빠르면 15년 정도 안에는 남북 통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란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토론자로 나선 최기원 신부(광주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는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의 사명도 이상만으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최 신부는 2000년 이후 북녘에서 전개된 한국 조계종의 북한 사찰 복원사업을 문화포교의 토대 구축으로 호평하고 “한국교회도 북한에 있었던 수도원과 신학교, 성당들을 전수조사해 문화재 복원사업과 연계하면서 북녘 복음화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강택 박사는 남북교류협력을 촉진할 교회의 역할과 관련해 “종교는 한국사회 정신적 영역에서 아직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통일의 전제조건인 우리 사회 공감대 형성에 교회가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조환길 대주교는 기조강연에서 “정전협정 65년이 지난 올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차츰차츰 이뤄진다면 한반도 평화는 세계 평화에 연결되고 우리의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