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대리구제 개편 단행… 보좌주교 중심 2개 대리구 권한 대폭 강화
‘작은 교구, 큰 대리구’로 지역 사목 활성화 도모
1·2대리구장에 각각 이성효·문희종 주교
임명·재정·사목권 등 독립적인 권한 부여
복음화국·청소년국 해체 대리구에 각 기능 넘겨
교구는 사목연구소 통해 사목 지원 역할에 중점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대리구를 2개로 재구성하고, 교구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교구 사목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복음화국과 청소년국을 해체하면서까지 대리구와 지구의 사목권을 강화하는 파격적인 변화다. 이번 개편으로 ‘작은 교구, 큰 대리구’라는 대리구제의 취지가 더욱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교구는 6월 15일 사제인사를 통해 제1대리구장에 이성효 주교를, 제2대리구장에 문희종 주교를 임명했다. 또 성직자국(국장 이상선 신부), 홍보국(국장 김승만 신부), 교구사목연구소(소장 이근덕 신부)를 신설했다. 새로운 교구 조직은 인사 발령과 함께 26일부로 시행된다.
이번 개편을 통해 각 대리구장 주교에게는 교구장이 갖고 있던 대리구 내 임명권·재정권·사목권 등 일체의 사목 권한이 주어졌다. 대리구장 주교는 대리구 조직 구성원에 대한 임명과 재정에 대한 독립적 운영, 사목에 대한 독립적인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어 대리구장 주교가 맡은 대리구는 마치 하나의 교구처럼 운영된다. 교구는 이를 통해 기존 대리구제의 단점이었던 ‘복잡한 소통구조’를 단순화하고, 대리구가 사목에 대한 독립적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구 조직에서 복음화국·청소년국을 없애고 그 기능을 온전히 대리구로 넘긴 것도 이번 개편의 큰 특징이다. 개편 이후 각 대리구는 자체적으로 복음화국과 청소년국을 운영, 교구 사목방침이라는 큰 틀 안에서 대리구에 더욱 필요한 사목을 펼쳐나가게 된다.
복음화국과 청소년국을 대리구에 내어준 교구는 대리구, 지구, 본당을 지원하는 ‘연구센터’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이번 개편과 함께 설치된 교구사목연구소는 기존 교구 복음화국·청소년국에서 이뤄지던 연구기능을 심화시키고 효율적인 사목지원 체계를 확립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교구는 각 지역 중심의 사목 활성화를 위해 지구를 26개에서 21개로 재편성하고 ‘지구중심 본당’을 선정했다. ‘지구중심 본당’은 각 지역의 사목거점이 되는 본당이다. ‘지구중심 본당’ 주임은 당연직으로 지구장을 맡게 된다. 교구는 이를 통해 지구장의 역할에 더욱 힘을 싣고, ‘지구중심 본당’을 중심으로 지구연합사목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성직자국과 홍보국을 신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수원교구는 한국교회 내에서 처음으로 사제를 담당하는 부서를 ‘국’으로 승격시켰다. 성직자국은 사제들의 돌봄을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부서로, 사제에 관한 행정, 교육뿐 아니라 사제들의 육체·정신·영적인 돌봄이나 사제 부모도 담당할 예정이다. 교구는 또한 홍보국을 통해 내·외적인 홍보활동도 강화한다.
한편 각 대리구장 취임식은 7월 3일 오전 10시30분 제1대리구 중심 권선동성당, 7월 5일 오전 10시30분 제2대리구 중심 분당성요한성당에서 각각 열린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