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6일 서울 명동 일원에서 열린 ‘2018 생명대행진 코리아’ 행사 중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장 이성효 주교(염 추기경 오른쪽)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생명수호 메시지를 담은 팻말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서울 중심 명동거리에서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범국민 캠페인이 열렸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본부장 이성효 주교)와 생명대행진 코리아 조직위원회(위원장 차희제)는 6월 1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광장과 명동 일대,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2018 생명대행진 코리아’(March for Life Korea)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행진 전 식전행사와 명동 거리 행진, 생명토크콘서트, 파견미사로 이어졌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염 추기경은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은 귀하며 잉태되는 모든 아기도 유일무이한 인격체”라면서 “배아와 태아도 한낱 세포덩어리가 아닌 인격적 존재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낙태는 갓 생명을 시작한 무고한 아기를 직접 죽이는 일이며, 아기를 환대하고 양육하는 모성을 죽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염 추기경은 “낙태는 태아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임산부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개인과 사회에 어두운 죽음의 문화를 드리우는 낙태는 절대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 생명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헌법재판소에 낙태죄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생명운동본부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선택권, 행복추구권은 중요하지만, 태아는 산모의 일부가 아니라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이며 생명권의 주체”라면서 “태아를 자신의 원의와는 상관없이 임신됐다고 해서 인위로 떼어내 죽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살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이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동을 용인할 때 그 법은 잘못된 것이며 윤리적 판단을 왜곡하게 만든다”면서 “태아의 생명을 살해하는 것은 명백한 죄로 낙태죄는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명동 거리 2.6㎞를 걷는 생명대행진에는 염 추기경을 비롯해 생명운동본부장 이성효 주교, 생명연대 박인주 대표, 낙태반대운동연합 김현철 회장 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생명은 사랑, 생명은 희망, 생명은 미래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의 사람들에게 생명의 가치를 일깨웠다.
이날 생명대행진은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심판 공개변론을 마치고 최종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열려 큰 관심을 모았다. 한국교회는 낙태죄 폐지에 반대하는 100만여 명의 서명과 탄원서를 헌재에 제출하는 등 낙태죄 폐지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생명대행진 코리아 차희제 조직위원장은 “낙태가 불법인 상황에서도 최소 50만 건 이상의 낙태가 매년 이뤄지고 있어, 낙태죄가 폐지돼 전면 자유화된다면 낙태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국가는 인간생명을 합법적으로 없애는 일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