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찾아가 재소자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것은 그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부족한 사랑을 채워주기 위해서지요. 사랑을 곁들인 음식물이 사랑의 싹을 틔울 수 있다고 믿거든요”
24년간을 재소자들의 교화에 힘써왔던 한영자(55세·아가다·수원교구 안양 장내동본당)씨가 구랍 10일, 재소자들을 위해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안양 교도소를 중심으로 지난 70년도부터 재소자, 출소자의 어머니를 자처하며 살아온 값진 희생이 하나의 결실로 드러난 시상식에서 한영자씨는 “재소자들을 위해 말없는 사랑을 나눠준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을 대신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함께 했던 종교위원들에게 훈장 수상의 공을 돌렸다.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찾아 나설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한영자씨. 교도소 사정으로 교도소 출입을 막을 때를 제외하곤 언제나 교도소를 찾아가 사랑과 신앙의 빛을 전달했던 그에겐 사실 지상에서의 상급은 참으로 무의미한 하나의 형식으로 남겨질 뿐이다.
교도소 종교위원과 보호관찰 위원인 한영자씨는 현재 매월 첫째와 둘째 월요일의 교도소 정기 방문에 이어 영세식과 견진, 교도소 행사 등 한 주에도 몇 번씩 교도소를 찾아가 자매결연을 통해 맺어진 재소자들에게 식사 대접과 영치금 신앙상담 등으로 위로하고 재소자들의 어머니처럼 뒷바라지 해주고 있다.
한영자씨가 그동안 출소자들을 집으로 데려와 함께 생활하며 취직도 시켜주고 자립할 때까지 도와줬던 출소자는 줄잡아 수천여 명에 달한다. 어떤 때는 출소자를 취직시켰다가 물건을 훔쳐 도망가는 바람에 수백만 원을 물어주는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이럴 때마다 한씨는 자신이 뭔가 부족했기 때문에, 더 사랑을 베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떠나간 출소자를 기도로서 장래를 빌어야 할 때도 많았다.
본당에서의 사목회 부회장과 안나회 회장 교구 여성연합회 감사를 맡고 있기도 한 한영자씨는 출소자를 위해 교도소를 찾는 일 외에도 수십 곳에 후원회원으로 가입, 한 달에 수십만 원을 후원회비로 납부하고 있으며 매일 같이 본당에 출근해 성전 신축 기금 마련을 위한 국수와 참기름을 판매하고 있다.
“남편이 20년 전 사망하고 혼자서 아이들을 길렀지만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해주어 고마울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제가 했던 일보다 더 많은 것을 보태서 주신 것 같아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교도소를 찾겠다는 한영자씨는 요즘 시에서 분양하는 영구임대주택 한 채 구입했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기도 하다.
큰아이가 1세 때가 되던 해부터 재소자를 위한 삶을 살아왔던 한씨는 이제 애기 엄마로 변한 딸아이가 대견스럽듯 자신을 거쳐 간 수천 명의 출소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얻고 살아가는 모습들이 대견스럽고 고마울 뿐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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