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교구 합덕본당 주임 김성태 신부(맨 왼쪽)가 6월 9일 열린 ‘목자와 함께 걷는 순례’ 중 합덕제(합덕방죽)에서 참가 신자들에게 장소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하는 도보 순례가 있다. 바로 대전교구 합덕본당(주임 김성태 신부)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마련하는 ‘목자와 함께 걷는 순례’다.
지난해 9월 1일 시작된 순례는 합덕성당을 중심으로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원시장·시보 형제 우물, 무명순교자 묘를 비롯한 내포 지역 성지와 공소를 찾아보는 프로그램이다. 김성태 신부가 직접 안내와 해설을 맡으며 5개 코스를 번갈아 가며 진행한다. 순례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다.
40회 순례를 맞았던 지난 6월 9일에도 2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신리성지 - 세거리공소 - 하흑공소 - 합덕제(합덕방죽)를 돌아보는 순례가 열렸다. 신리성지, 세거리공소, 하흑 공소 등 주요 지점마다 김 신부의 해설이 덧붙여졌다. 세거리공소는 성 다블뤼 주교가 신리성지에 머물던 당시 교우촌을 이뤘던 곳이고, 하흑공소는 복자 김사집 프란치스코의 기념 공소다. 합덕제는 성 오메트르 신부가 성 다블뤼 주교의 체포 소식을 듣고 자수하러 떠난 길이다. 설명 후에는 함께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따랐다.
그간 농번기 등 특별히 바쁜 시기를 제외하고는 계속 순례에 참여했다는 김창수(토마스·73)씨는 “합덕 지역은 순교자들의 발걸음을 느낄 수 있는 곳인데, 후손으로서 그분들을 묵상하고 걷는 시간이 감사하다”면서 “특히 신부님과 함께 걸을 수 있어서 좋고, 그런 마음에 순례를 마치고 나면 평온함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합덕본당이 순례를 시작한 것은 내포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순례지를 알리고 찾아보기 위해서다. 또 지속해서 순례가 이뤄져 순교자들의 순교 영성을 되새기는 ‘순례의 땅’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에서다. 본당 측은 “많은 신자가 ‘내포’ 순례를 오고 있지만, 제한된 일정으로 곳곳의 의미 깊은 작은 성지나 공소들을 스쳐 가는 경우가 많아 아쉬움이 있었다”고 취지를 덧붙였다.
※문의 041-363-1061 대전교구 합덕본당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