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2월 31일 저녁식사 때는 우리집(출소자의 집)을 거쳐간 형제들과 현재 함께 생활하는 형제들이 모여 한 해 동안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송년미사를 드린다. 집안에 온통 들썩거린다.
젊은 사제로써 교도사목회 일을 해나가면서 가장 큰 기쁨이 있다면, 우리집에는 항상 동고동락 할 수 있는 식구가 있다는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면 왠지 내 맘도 들뜬다. 저녁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을 식구들의 얼굴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그들과 함께 나눌 하루 동안의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가정 공동체의 소중함을 매일매일 새롭게 느껴가며 배워간다. 그래서 독신생활이라는 느낌을 거의 가져보지 못했고 가정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써 가정을 위해 일할 따름이다.
송년미사를 드리기 전에 한 형제가 제안하기를 우리 식구들의 모임 명칭을 ‘별똥별’로 하자고 했다. 왜 별똥별의 이름을 짓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그 형제의 말이 “우리는 밤하늘의 찬란한 별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별세계에 탐욕을 부려 적응도 못한 채 떨어진 별똥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새롭게 밤하늘을 빛내야 할 별의 소명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함께 한 모든 식구는 박수로 가결했고, 달마다 적은 액수라도 거두어서는 형제 중에 결혼하거나 우리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형제들을 찾아가 우리의 사랑을 전하고 격려하자고 했다. 이러한 우리 식구들의 해맑은 눈동자와 마음을 보면서 “주님 감사합니다.”라는 기도를 우리 식구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별똥별, 지나간 과거를 참회하고 회개함으로써 다시금 주님의 이름으로 살고자 하는 우리 가정 공동체의 이름. 얼마나 소박한 사랑의 응답인가?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 가정의 얼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