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9일 열린 제18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희중 대주교.
여성 신자들이 교회 운영과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실제 여성들의 활동을 지지해야 하는데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의견은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공동대표 의장 김희중 대주교·이홍정 목사, 이하 한국 신앙과직제)가 5월 29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강당에서 연 제18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포럼에서 나왔다.
‘교회와 여성, 함께하는 여정’을 주제로 마련한 이번 포럼에서는 차별받는 여성 신자들의 현실을 일치운동 차원에서 재조명하고, 정의로운 교회와 사회 구현을 위해 교회 안에서부터 여성 차별을 없애나갈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남성과 여성 모두 한 인격체로서 총체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성이나 능력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않도록 이번 포럼을 계기로 각 그리스도교가 함께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천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톨릭교회와 여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은미 대표(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는 교회 안에서, 특히 각 본당에서 “대부분의 여성 신자들은 여전히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데 머물러 있다”면서 “교회는 여성들이 교회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공적인 자리를 늘여 여성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여성 신자들은 교회의 제반 활동을 지탱하는 힘이면서도 역할은 여전히 희생과 봉사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양현혜 교수(이화여대)는 ‘한국 개신교화와 여성-해방과 억압의 길항 속에서’에 대해 발표, “개신교가 수용될 당시에도 한국사회는 철저한 남존여비의 성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였지만, 당시 교회는 여성 인권을 되찾도록 선두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신교계 내에서도 “현재 여성 신도들은 많은 경우 교사·지도자가 아닌 주부적인 보조일과 여성과 아이들의 영역 전담자라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양주열 신부(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 부소장)와 한수현 박사(기독교대한감리회)가 함께 했다.
양 신부는 “남성과 여성의 동등성을 존중하면서도 고유한 차이를 지니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