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에서 아흔살까지 오갈데 없는 이들과 병든 이들이 한데 모여 가족공동체를 이루고있는 부산「나자렛 평화의 집」(부산 서구 아미2동 247)이 현재 세들어 살고있는 보금자리를 잃게돼 80여 가족들이 겨울을 앞두고 거리로 나앉게됐다.
부산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미동 산 중턱에 밭을 개간하여 천막집을 짓고 구두닦이 등 노동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있는 나자렛 평화의 집은 지난해 7월 지금의 7백여평 부지를 세내어 살아왔으나 땅주인이 이 땅을 담보로 빌어쓴 돈 3천만원을 갚지못하고 달아나버려 지난 10월 23일 신용금고에 넘어가 새 주인에게 매각돼 버렸다.
그리하여 나자렛 평화의 집은 전세금 7백만원을 몽땅 날려버린채 새 주인의 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새 주인이 집을 비우길 원하면 당장 80여명의 대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거나 아니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급히 찾아야 할 처지이고 한편으로 새 주인과 새로운 전세계약을 맺을 수 있다면 당장은 화를 면할 수 있으나 전세금 마련이 또 큰 문젯거리다.
나자렛 평화의 집은 후원단체도 구성돼 있지 않을 뿐더러 단지 8명의 봉사자 형제들이 매일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어 뜻있는 이들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나자렛 평화의 집이 태동한 것은 지난 79년말경 박창복(베드로ㆍ27세) 형제가 부산역을 배회하는 불우청소년들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여 그 후 자갈치 새벽시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구두닦이를 하면서 오갈데 없는 무의탁노인들과 어린이 및 청년들을 모아 사글세 방을 얻어 공동생활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주민들의 냉대로 초량동 동광동 충무동을 전전하면서 계속 가족들이 불어나자 작년 7월경 80여명의 대가족이 함께살 수 있는 땅을 물색하던중 아미동 산중턱의 버려진 땅을 발견, 은인들의 도움으로 7백만원에 전세들어 서너채의 천막집을 지어 그런대로 생활을 꾸려왔다.
자연녹지에 묶인 부지에 가건물을 지을때마다 구청에서 나와 깡그리 부셔버리기를 여러 차례 거듭하던 중 대통령 영부인의 특별배려로 거처마련은 그런대로 해결을 보았다.
코흘리개 꼬마를 비롯 국민학생과 청소년 25명, 병들거나 고령의 남녀노인 25명, 결핵완치 후 요양하면서 자활을 꿈꾸는 젊은이 20명 등 대식구의 생계는 그날그날 봉사자 형제들의 노동과 은인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해결하고 있다.
할머니와 손자ㆍ형제자매 청소년과 장년층이 모여 대가족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나자렛 평화의 집은 박베드로씨와 뜻을 같이하는 7명의 형제들이 가족들을 위해 물심양면 봉사하고 있으며 기도생활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초량본당(주임ㆍ오수영 신부)에서는 나자렛평화의 집 대지마련을 위한 바자를 11월 3ㆍ4일 이틀간 성당에서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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