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회와 비교해 볼 때 한국 천주교회는 토착화에 관한한 외딴 오지의 섬 또는 낙도와도 같습니다"
지난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독일 가톨릭 교회 미씨오(MISSIO)의 주최로 아헨(Aachen)에서 열린 국제 토착화 회의에 참석했던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장 심상태 신부의 참가 소감이다.
전 세계 5대륙에서 토착화와 관련된 전문가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 학자들은 토착화의 진척 상황을 구체적으로 보고하고, 이에 대한 의견들을 논의했다. 이들은 또 앞으로 지속적인 토착화 연구를 위해 미씨오의 사무처가 이를 전담하고, 3년마다 한 번씩 이 같은 회의를 통해 토착화 연구의 발표와 나눔의 장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교회의 공식적인 지침에 순응해야 한다는 유럽 교회의 토착화에 대한 입장과 교도권적 지침을 새 형태의 식민지로 규정하고 바닥 공동체로부터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토착화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되는 등 서방교회 학자들과 아프리카 남미 인도 스리랑카 등 선교지역 학자들 사이에 토착화 개념에 대한 상이한 견해를 드러냈다.
심상태 신부는 이에 대해 "한국 교회는 이처럼 상이한 문화권에서 시도되는 토착화 노력에 대한 정당한 취지를 참고해서 한국적이면서 세계 보편적인 그리스도 신앙을 정립해 나갈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심상태 신부는 "우리 교회가 서방교회의 모방에 그친다면 역사적 뿌리가 약한 우리 교회는 세속화 조류에 쉽게 휩싸일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한국 천주교회의 토착화를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파나마 교회의 인디오스들은 이미 하느님을「아버지」로 부르지 않고「아버지 어머니」로 부르는 등 토착화의 노력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회의는 결국 서방교회의 교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토착화 노력과 바닥공동체 또는 소공동체 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복음의 육화(Incar-natio)를 지향하는 선교지역 교회의 토착화 문제가 사상 처음으로 논의됐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앞으로 세계 토착화 회의의 연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 전 세계 교회의 토착화 경향은 물론 한국 교회의 토착화 노력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 신부는 한국 천주교회의 토착화 노력을 위해 "선도적 위치에 있는 성직 수도자들과 언론 종사자들이 먼저 토착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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