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북미 정상회담’ 한국교회 움직임
여자 수도회, 평화협정 체결 위한 연대기도
■ 여자수도회 장상연
정상회담 전 9일기도와 성시간 중 집중기도 봉헌
■ 염수정 추기경
성공 기원 미사 집전, 평화의 결실 거둘 기회”
■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성공 위해 성명 발표, 세계 평화 전환점 될 것”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여자 수도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연대기도를 시작, 신자들도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회장 이영자 수녀, 이하 장상연)는 4월 17일 서울 정동 장상연 사무실에서 열린 제17차 상임위원회를 통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기원하는 연대기도’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수도자들의 집중적인 기도가 필요하다는 논의 끝에 내린 결정이다.
장상연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정상회담 전 9일기도’와 ‘성시간 중 집중기도’를 봉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 19일부터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까지 ‘남북 정상회담 전 9일기도’를 봉헌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자가 정해지는 대로 9일기도에 돌입할 예정이다.
기도지향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이다. 특히 각 수도회별로 성시간 중에는 남북 교류재개와 남북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집중적으로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집중기도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까지 봉헌한다.
아울러 장상연과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회장 호명환 신부)는 매주 공동으로 봉헌해온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미사’를 앞으로 ‘한반도 평화 미사’로 봉헌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4월 23일부터 두 달 동안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한다.
장상연 사무국장 이정희 수녀는 “지금은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내다봐야 할 때”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은 4월 24일 오후 7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염 추기경은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의 성공적 결실을 위해 특별히 4월 24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를 주례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우리 민족의 참다운 발전을 위해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결실을 거두게 되도록 이 미사를 통해 하느님께 간구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 정상회담은 진정한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 민족에게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으로 귀중한 은총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각별한 사랑으로 우리 민족을 돌보시는 성모님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 민족의 명운이 걸린 역사적 기회”라며 “정치적 이해관계나 당리당략을 초월하여 오로지 민족의 공동선을 촉진하는 일을 함께 해 나가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더불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의 부재만이 아니며, 적대 세력 간의 균형 유지에 그치는 것만도 아니”라는 사목헌장 78장을 인용해 “평화는 사랑과 정의를 바탕으로 온 민족이 참으로 신뢰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도록 보장할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orea Conference of Religions for Peace, 대표회장 김희중 대주교, 이하 KCRP)는 남북 정상회담과 이후 진행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명을 23일 발표했다.
KCRP는 성명서를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점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일어나 이제 곧 평화의 봄이 만개하려 한다”면서 “남북 정상회담과 5월에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는 해빙의 끝에 마지막으로 남은 남과 북의 장벽”이라며 “만남과 대화의 온기로 이 장벽까지 녹아져 내리면, 함께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온 인류가 힘을 모을 날도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KCRP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남북한 정부에 각각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그리고 중재자로서 책무를 온전히 수행할 것”과 “70년 넘게 이어온 이 땅의 분열과 질곡을 마감할 이 절호의 기회를 살려 우리 민족이 함께 살아갈 길을 열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에게는 “한반도 평화에 연관된 핵심국가로서 남과 북의 노력에 동참해, 온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도록 북미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KCRP는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한국의 7개 종단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정다빈 기자 melani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