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한창 전쟁에 광분해 있던 1940년대 초반, 징집영장이 발부된 재일 한국인 유학생들을 은밀히 숨겨주는 등 민족관념을 초월한 박애정신으로 1백여명의 유학생들을 보살폈던 전 재동경한국가톨릭학생회지도 스끼모도 쇼지 신부(塚本昇次ㆍ75세ㆍ사진)가 지난 9월 18일 제자들의 초청으로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5박 6일동안의 짧은 방한기간동안 당시 제자였던 김수환 추기경, 최석우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장) 전석재 몬시뇰(대구효성여대총장) 김정진 신부(서울 법원리본당 주임) 구상(시인) 김주인(전 국회의원ㆍ재동경 한국가톨릭학생회초대회장) 이원교(전 중앙일보편집국장) 윤광선(영남교회사연구소장ㆍ전 가톨릭신문편집국장)씨 등을 만나 감격의 포옹을 나눈 쇼지 신부는 제자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면서『많은 제자들이 세상을 하직했고 남은 제자들도 모두 다 늙었구나』하면서 감격해했다.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일본인 순례객들을 안내하던 이원교씨(재동경한국가톨릭학생회 4대회장)가 순례자중의 한사람인 일본신자로부터 쇼지신부에 대한 소식을 들음으로써 극적인 실마리를 잡은 쇼지신부와 한국제자들의 재회는 한국순교성인 대축일에 맞춰 이뤄졌기에 더욱 값진 것이 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 1백 3위 성인이 탄생하기전 매년 한국순교복자축일만되면 별도로 미사를 봉헌했다』는 쇼지 신부는『방한중 참가한 절두산과 미리내성지에서 거행된 순교자 현양대회는무척 감격적이었다』면서『일본에 비해 한국교회는 아주 활동적이고 활기찬 것 같으며, 순교성인들에 대한 신자들의 공경심 또한 열정적인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방한중 김추기경 예방, 계성유치원, 가톨릭대학 그리고 임진각, 용인민속촌 등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교회상황과 풍속을 고루살펴본 쇼지신부는 75세의 고령에도 불구, 조금도 피곤한 기색없이 벅찬 일정을 모두 소화, 제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쇼지 신부의 끊임없는 의욕과 활동력은 금년 4월 교육 및 방송매체를 통한 헌신적인 전교활동의 공로 등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공로상과 메달을 받음으로써 입증되기도했다.
재동경 가톨릭학생회지도ㆍ일본가톨릭신문사 사장 등을 역임한 쇼지 신부는 현재「요꼬하마」에 있는 천사학원을 설립, 유치원 교육에 힘을 기울이는 등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언론매체를 통한 전교에 특별한 노력을 쏟고 있는데 방한중「가톨릭신문」등 한국교회 언론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우연한 기회에 40년전의 지도신부와 재회 한 것이 꿈만같다』는 이원교씨는『분명 하느님의 안배때문이었을 것』이라면서『국적을 가리지않고 제자들을 무척이나 아꼈던 쇼지 신부의 사랑을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감격해했다.
스승과 제자가 모두 젊었던 40여년전을 회고하며 짧은 방한 일정을 함께한 이들은 이제 같이 늙어가는 입장이지만 이번 만남을 새로운 시작으로 발전시키기위해 연례모임을 구성하는 열성을 보였는데「재 동경 한국가톨릭학생회 재건회의」로 명명된 이 모임은 지도에 김정진신부ㆍ회장에 김주인씨ㆍ부회장에 이원교ㆍ구상ㆍ윤광선씨를 각각 선출하고 고문에 쇼지 신부ㆍ박희봉 신부ㆍ최석우 신부ㆍ김영근 신부ㆍ전석재 몬시뇰을 각각 추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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