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으로 요구당하는 복종, 그러나 한편으로는 혼돈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졌다. 청소년들의 바른자람을 위해 전주교구가 교구내 13세이상의 학생ㆍ근로청소년을 대상으로 9월 22일 오전 10시~오후 7시 전북학생회관에서 개최한 청소년대회에는 도시ㆍ농촌청소년 그리고 학부모 2천 3백여명이 참석, 토론과 놀이마당ㆍ창작극을 통해 함께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한 젊음의 한마당이었다.
「청소년 무엇이 문제인가」를 대주제로 진정한 인간에의 교육(발표=조남규 상산고3년) 청소년문화의실상과 가야할길(발표=박승주ㆍ해성고) 사회안에서의 교회의 의미(발표=박순자ㆍ함열본당)에 대한 소주제발표와 토의로 이어진 토론회에서 청소년들은『우리는 부모님들의 욕망의 대행자인가』『미래사회의 주인공은 과연 말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고 반문했다.
이자리에서 청소년들은 교육을 학교교육에만 두지않고 가정과 사회 문제를 제기、특히 농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어려운 농촌보다 새마을사업으로 단장된 농촌만 배우고있다』『도시고등학교에 진학、공부하고싶으나 농촌도 지키고싶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청소년들은 서구문화에 물들어버린 현재의 모습을 인식하고 우리의 문화를 어떻게 창조해나갈 수 있는가 갈등을 느끼고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어떤 것이 전통이며 어떤 것이 외래문화인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소년들은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는『우리와 함께 하지않기때문이다』『시험기간중미사에 가야하나 도서관에 가야하나』『너네는 마리아교 아니냐고 할 때 난감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사회 학교 가정이 소화해내지 못하는 문제를 교회에서 해주기를 기대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일해야하는 친구들에 깊은 관심을 보였는데『어떤 친구는 하고싶은 공부도 못하고 농사를 도와야하고 돈을 벌어야하는데 어떤 친구는 공부도 1등해야 하고 피아노도 잘쳐야하고 웅변도 잘해야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어 성래운 교수(연세대교육학)는『일제하에서 청소년시절을 보내고 해방후 40년을 살았는데 오늘 이 자리에 있고보니 모든 문제의 발단이라 할 수 있는 분단을 여러분에게 물려준 어른이라는 것이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하고『교육의 근본문제는 마음을 열고 선생을 찾는 제자、목숨을 걸고 제자를 지키는 선생이 없다는데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소년대회는 토론회가 끝난후 광주「한마음한노래」(대표ㆍ박찬원)의 젊음의 축제、무용극「순열에 핀꽃」「통일의 그날까지」마당극「푸른목소리」로 이어졌다. 결국 십자가를 타넘지 않았던 한여인의 죽음과 영광을 그린「순열에 핀꽃」은 매순간 얼마나 많은 유혹을 끊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켜나가야 하는지 물었으며「통일의 그날까지」는 모든사람이 힘을 합쳐 이세상의 잡귀 잡신(죄)을 몰아내고 마음의 통일 영토의 통일을 이룩하자는 내용으로 엮어졌다.
또한 청소년들이 토론회의 내용을 중심으로 직접 출현한 마당극「푸른목소리」는 실적과 사리에만 급급、학생들의 말은 들을 줄 모르는교사、일류병에 걸려 닥달만 하는 부모、전자오락실 디스코텍 이외에는 오갈데가 없는 현실、그러나 한편으로는 생계에 바쁜 부모와 함께 집안일을 도와야하는 친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드럼 전자올갠 전자기타 등을 동원、전구교장 박정일 주교 주례로 봉헌된 젠미사는 이날 대회의 절정을 이루었고 미사에 이어 교육국장 문규현 신부는 대회선언문을 낭독、『전통문화의 급격한 퇴조와 함께 외래문화의 무비판적 수용에서오는 충격、농촌의 전반적인 피폐현상과 도시문화의 기형화、성인문화가 퇴폐문화라고 시사하는 듯한 대중매체의 범람에서 야기되고 있는 청소년문화의 저질화 추세』를 지적했다. 문신부는 『미래의 주인공이란 말로 청소년에게 무조건적인 요구만을 내밀어 위축시키는 기성세대、자신의 가치관이 성숙되지 못하는 현실을 기성세대의 잘못만으로 돌리는 잘못을 반성해야한다』고 말하고『교회 공동체는 청소년을 둘러싼 모든 문제를 떠맡아야할 막중한 임무를 깨닫는다』고 선언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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