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유신정부의 인혁당 사건과 관련 지난 75년 4월 강제 추방됐던 메리놀외방선교회 소속 제임스 시노트(Jamea Sinott 한국명=진세필) 신부가 민청학련 계승사업회 초청으로 3월 28일 입국했다.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강제 추방 당한 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이 땅에 발을 디딘 시노트 신부는『기대보다 다소 미흡한 감은 있지만 한국의 인권 사정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음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한다』고 입국 첫 소감을 피력했다. 강제 추방된 이후로 미국과 세계 여러 나라의 메리놀 평화공의회를 찾아다니면서 교회와 학교 등지에서 한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강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길 기원해왔던 시노트 신부는『지난 89년 비공식적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봐도 언론의 자유와 교육 부분이 상당한 수준으로 변화됐다』고 평가했다.
시노트 신부는 그러나『이 땅의 진정한 민주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선 양심수들이 단 한 명도 감옥에 남아 있지 않도록 석방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독재 정부에 항거해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를 외치는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한 시노트 신부는 과거 메리놀회 선교사에게 말했던 김 추기경의 말을 인용해『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신덕에는 열성이 강하지만 세상 일에는 무관심한 소극적인 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시노트 신부는『68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치고 돌아온 김 추기경이 메리놀회 선교사들을 모아 한국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당부뿐 아니라 한국의 발전을 위해선 유신독재 정부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민청학련운동에 동참하게 된 동기였다』고 회상했다.
공항을 빠져나온 즉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지학순 주교 기념사업회」창립총회에 참석한 시노트 신부는 옛 동지들과 해후하고『한국에 오기 이틀 전에 지 주교의 선종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지 주교의 죽음을 애도했다.『로메로 대주교가 엘살바도르의 다른 주교들로부터 동조를 받지 못한 반면 지 주교는 국내 다른 주교로부터 항상 지지를 받았다는 점만 빼고는 지 주교와 로메로 대주교는 너무나 닮은 점이 많다』고 말한 시노트 신부는 지 주교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발족한「지학순 주교 기념사업회」가 성공적으로 발전하길 기원했다.
『한 달여 동안 한국의 여러 곳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가 한두 가지 꼭 찾고 싶다』는 시노트 신부는 여생 동안 한국에서 사목하길 강하게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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