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일 인천 가정3동성당 2층 천사방에서 열린 ‘카타리나 아기예수학교’ 수업 중 부모와 할머니가 아이와 함께 거울놀이를 하고 있다.
“예쁜 눈 요기, 예쁜 코 요기, 예쁜 입 뽀뽀뽀~ 하느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친구야 사랑해요~”
인천 가정3동본당(주임 박병석 신부) 2층에 자리한 천사방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4월 14일 마련된 ‘카타리나 아기예수학교’ 수업 현장. 본당에서는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어린이 미사 1시간 전인 오후 3시, 0~4세 영·유아를 위한 수업을 열고 있다. 특히 이 수업은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녀와 함께 수업에 참여한 박현숙(아녜스·40)씨는 “아이와 문화센터 외에는 갈 곳이 없었는데 이렇게 본당에서 좋은 취지로 수업을 만들고, 또 선생님들이 무료로 봉사해줘서 감사하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 조정아(요안나·36)씨는 “아이와 함께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성당에 오게 됐다”면서 “초등부와 유치부에도 자녀가 있는데 한 번 오면 어린이 미사와 주일학교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카타리나 아기예수학교’는 초등부 교사인 변지혜(가타리나·39), 박정은(요셉피나·39), 유열(대건 안드레아·32)씨가 힘을 합쳐 만든 수업이다. 초등부 교사가 영·유아를 위한 수업을 왜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이는 자녀를 키워본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그 원인에 대해 고심하던 교사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 유아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
네 명의 자녀를 둔 교사 변지혜씨는 “어린 아이가 있으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성당에 나오기가 힘들다”면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이 많다는 걸 알고 이 수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진 변 교사는 관련 경험을 살려 교육과정을 기획했다. 성호경 노래로 시작되는 수업은 ‘하느님을 닮은 내 얼굴’, ‘하느님이 만드신 세상’ 등을 주제로, 성가 율동을 비롯해 촉감놀이, 거울놀이, 신체활동 등 매주 다채로운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수업이 마련되는 천사방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매트와 범퍼를 설치하고, 화사하게 구름모양의 벽지를 붙였다.
주임 박병석 신부는 “신부만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교사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해서 만들게 됐다”면서 “어머니들이 성당에서 미사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리도 배우고 육아 정보도 나누면서 신앙 생활하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카타리나 아기예수학교’는 본당 신자 외에 비신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앞으로 참가자가 많아지면 연령별로 분반도 할 예정이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