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비를 맞는다」. 항상 실패의 연속에서 살았던 탓에 어떠한 경우가 닥치더라도 좌절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지니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한기준(베드로ㆍ41ㆍ서울 반포본당) 변호사는 사법고시를 준비한 지 15년 만에 합격한 14전 15기의 주인공이다.
서울시 영동포구 당산동 서림빌딩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설하고 3월 2일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간 한기준 변호사는 처음으로 형사사건을 한 건 맡아 법원으로 경찰서로 분주하다.
아직 변호사란 직업이 생소하고 이제 막 시작한 일이라 처음 맡은 사건에 대한 고민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라는 한기준 변호사는『남보다 더 낳은 시간을 투자해서 얻어낸 변호사인 만큼 더 성실한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소아마비로 3살 때부터 장애인이 된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사법시험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자신의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한기준 변호사는 끝내 자신과의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사법시험에 지난 91년에 합격、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한기준 변호사는 3월 2일에 교부 받은 변호사 신분증 하나를 위해 자신의 15년 청춘을 모두 바친 셈이다.
『중도에 많은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부모님과 아내의 격려로 버틸 수 있었어요. 합격하는 길만이 자식을 장애인으로 두어 속을 태운 부모님과 같은 소아마비 장애인인 아내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했지요』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들었던 장애인의 몸으로서는「하늘의 별」을 따는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한 변호사는 이제 변호사로서 남을 위해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아직 변호사 업무가 자리를 잡히지 않아 구체적인 활동을 펼치진 않고 있지만 조만간 한 변호사는 하느님께 받은 선물을 되돌려 주겠다는 생각으로 법 지식을 몰라 불이익을 당하는 이웃을 위해 작은 역할이라도 맡을 생각이다.
88년에 부인 이중례(스텔라ㆍ36세)씨와 결혼하면서 열심한 신자였던 부인의 권유로 신앙인이 된 한 변호사는 주일미사 만큼은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모범 신앙으로도 소문이 나 있을 정도다.
특히 요즘 한창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변호사의 과다 수임료 문제에 대해『이제 변호사도 과거와 같이 떼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며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듯이 변호사를 믿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세대의 절반을 바쳐 얻어낸 결실인 합격의 기쁨의 접하는 순간에『이제야 나를 당신의 도구로 삼으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한기준 변호사.
한 변호사는 지금도 그때 다짐했던 변호사 사무실에 걸어 놓은 십자고상을 바라보며 당신의 도구로 자처한 삶이 어떤 것인지 항상 고민하는 변호사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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