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성서대학 강좌에「웬 목사」가 강사로 등장,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상봉동본당(주임=김정남 신부)이 지난 2월 말부터 시작한「성서대학」에서 구약의 예언서 부분을 가르치고 있는 최헌 목사(40세)가 그 주인공이다.
충남 논산군 성동면, 하루에 차가 네 번밖에 다니지 않는 외딴 농촌마을에 상호 제일감리교회라는 개척교회를 세운 최 목사는 30여명 남짓한 신도들을 이끌며 목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최 목사가 서울의 한 천주교회에서 교양강좌도 아닌 성서대학에서 강의하게 된 것은 상봉동본당의 주임 김정남 신부와 예전부터 가진 학문적 교류와 친분 때문이었다. 김 신부와의 인연은 아내 김안나(안나ㆍ37세)씨와 최 목사가 관면혼배를 받은 것에서 비롯돼 감리교 신학대학에서 김 신부의 강의를 들은 적도 있었다.
독일 유학까지 다녀온 최 목사가 상봉동본당에서 성서강좌를 맡게 됐을 때 그러나 신자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천주교와는 다른 개신교의 성서 해석 및 성직자 분위기까지 모든 게 신자들에겐 걱정이었지만 김 신부의 설득으로 2월 말 첫 시간이 시작됐다.
『목사로서 저희 신도들과 함께 성서 공부를 해봤지만 성서라는 게 금방 흥미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지만 평신도들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우머도 필요하고 부수적인 프로그램도 필요하지요』
재미 있는 성서 공부를 목표로 한 최 목사는 성서강좌 중간중간에 기타를 직접 연주, 신자들에게 성가를 가르쳐 주기도 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재미난 일화를 동원하기도 한다.
최 목사는 신자들이 느끼는 천주교와 개신교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해「하나님」이라는 용어를「하느님」으로 사용하고 가톨릭 교회의 용어와 전례를 공부하기도 했다.
이제 최 목사의 강의가 끝나면 큰 박수가 터져나올 정도로 신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서로간의 신뢰도 생겨났다.
『개신교 목사가 천주교회에서 성서강좌를 맡았다고 본질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형식이 바뀌었을 뿐이죠. 결국 본질은 이 세상에 오직 한 분이신 그분 아니겠습니까?』
매주 월요일이면 상봉동 성서대학을 위해 상경길에 오르는 최 목사는 한 달 동안 성서강좌를 맡아 강의하면서 느낀 점은『개신교나 천주교 신자들 모두가 성서에 대한 지식이 너무나 낮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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