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광씨는 본당 청장년회 '마루' 활동을 하며 자신처럼 젊은 시절 성당에서 멀어진 또래들을 찾아 함께 신앙의 기쁨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부모가 스스로 신앙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아이도 잘 신앙의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기도하면서 부모로서 신앙의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권오광(마르코·39·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10년가량 냉담을 하다 다시 신앙생활을 했다고 부끄럽다는 듯 고백했다.
권씨는 유아세례를 받고 신자 집안에서 자랐다. 부모님뿐 아니라 친가도 외가도 모두 열심한 천주교 집안이라 늘 천주교의 분위기 안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그런 환경이 오히려 답답하게 여겨졌다.
“온 가족이 신자다 보니 늘 어른들과 미사를 드려야 한다는 게 무겁게 느껴졌어요. 어른들이 신앙의 의무적인 면을 너무 강조하시는 것도 답답했죠.”
그렇게 마음이 떠나던 중 모친이 선종했다. 그를 계기로 권씨의 냉담이 깊어졌다. 그렇게 식은 권씨의 마음에 다시 신앙의 불꽃을 지펴준 것은 권씨의 아내 차태은(아델라·39)씨다. 가족과 함께 천주교로 개종한 차씨는 비록 권씨보다 늦게 세례를 받았지만 권씨가 다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초대했다.
“가족기도를 하기 전에는 늘 나를 위해서만 기도했던 것 같아요. 매일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권씨와 아내 차씨는 결혼 후 아내의 태중에 아기를 맞이하면서 매일 밤 아이와 가정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태중의 아기를 위해 기도하던 것이 지금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가족의 일과가 됐다. 그렇게 기도한 지가 벌써 4년이 넘었다. 매일 기도한 덕분인지 권씨의 딸 권엘라(가브리엘라·4)양도 종종 혼자 놀이 삼아 기도를 하기도 한다.
권씨는 “딸 엘라가 ‘기도가 재미있다’고 말한다”면서 “신앙은 강압적으로 전해지는 게 아니라 부모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권씨는 사회생활과 육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본당 청장년회 ‘마루’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자신처럼 젊은 시절 성당에서 멀어진 또래들을 찾아 함께 신앙의 기쁨을 찾는 것이 ‘마루’ 회장으로서 권씨의 목표다.
“가정에서 전해지는 신앙생활은 DNA처럼 몸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이들도 지금은 냉담하더라도 어려서 신앙생활이 몸에 배어 있다면 저처럼 돌아오리라 생각해요.”